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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냉이

haeum_se 2014. 3. 25. 00:05



금요일인가, 봄이가 유치원에 가지 않겠답니다. 

뭐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집에서 

엄마 아빠하고 같이 있겠다네요. 처음으로, 

봄이 없이 동동이 혼자 유치원에 갔습니다. 

누나가 유치원에서 자기를 잘 돌봐 주지는 

않는다지만(동동이 말이 그래요.) 누나가 

안 간다 하면 저도 늘 안 간다 했는데, 이번에는 

누나가 집에 있어도 자기는 가겠답니다. 그렇게 

동동이만 유치원에 가고, 봄이는 저 혼자 놉니다.

봄이가 집에 있겠다고 하길래, 저와 아내는 

이구동성으로다가 엄마 아빠는 바빠서 너랑 

놀아주는 거 못한다. 이야기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뭐 물어봐도 대답도 잘 못해 줄거야. 그런 걸로 

서운해 하거나 그러면 안 돼. 엄마 아빠 일 하는 거

 방해해도 안 되고. 뭐 이런 다짐부터 받아 둡니다.



인형 하나를 포대기에 싸서 업고는 동네 마실을 다닙니다.

그러나, 이제는 할매들도 농사 일이 시작이고,

집집이 조용합니다.



마당에 들어와서는 혼자 놉니다.

날이 따뜻해지니 마당에 발자국 없는 자리로는

풀들이 힘껏 올라옵니다.

네, 이제 겨울은 흔적도 없고, 금세라도 여름 문턱일 것 같은 날씨이지요.

처음에는 그저 마당에 난 잡초를 매라고 했다가,




꽃대가 올아오기 시작한 냉이가

마당 여기저기 있습니다.

봄아, 냉이 좀 캐줄래? 




다음날 아침은 봄이 혼자 캔 냉이.

그것으로 끓인 냉이 된장국입니다.

올 봄 첫 냉이국입니다.

해마다 마당에서 난 냉이는 봄이한테 부탁하려구요.




다음날에는 동동이도 제 누나하고 함께 마당놀이.




한참 놀고 났더니, 마당 여기저기

구덩이가 파져 있습니다.

그것 메워놓기야. 안 그러면 뛰다가 넘어진다고.

구덩이 메우는 것은 더 재미있는 듯.

그렇게 흙마당에서 반나절.




사실, 조신하다는 표현에는

동동이 쪽이 좀 더 어울리지 않나 싶지요.

강이하고 동동이 나이 차이는 36개월쯤.

강이 안는 것이라면, 제 누나 만큼 하는 듯.

(그러나 누나 만큼 자주 하지는 않아요. 절대!

살림 하는 거는 늘 같이 하려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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