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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계마을

재첩

haeum_se 2015. 7. 22. 23:43



섬진강에는 재첩이 산다. 

하구둑이 생기기 전에는 낙동강에도 살았다 한다.

그때 부산에 살았던 사람 여럿이, 아침마다

재첩국 장사 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해 줬다.

지금이라도 하구둑을 헐거나 문이라도 항상 열어 놓거나 하면,

재첩이 다시 살 수 있겠지.




그래서 지금 재첩이 남아 있는 강은 섬진강을 빼고 몇 없다.

바다로 열린 강에만 재첩이 산다.

예전에는 보리타작 끝나고 나면

재첩국 장사가 악양을 돌았다고 한다.

그게 불과 십 수년 전.




밀 타작을 하기 전이었다.

그러니 지난 포스팅의 제비 사진보다도 며칠 이른 것.

온 식구가 섬진강에 나갔다.

아이들은 놀고.




처음으로 강에 나와 노는 강이.

물이 따뜻하다.

그렇지. 올해 5월말. 이무렵만 해도 많이 더워서

여름을 어찌 보내나 했는데,

막상 지난 달, 이번 달. 그리 덥지 않다.




잡아 온 재첩.

우리가 잡은 곳은 어업권이 있는 사람들은

오지 않는다. 그만큼 재첩이 몰려 있거나

종패를 뿌리거나 한 자리는 아니라는 뜻.

덕분에 큰 재첩도 심심찮게 본다.

두 해가 넘은 것이겠지.




재첩국 끓이기.

물만 넣고 끓이다가 천일염으로 간.

그러면 끝. 

한번에 많이 끓이고, 오래 끓인다.

그것만으로 완벽한 것.

처음 하동에 왔을 때, 그러니까 2008년에는

차부(버스터미널) 앞에 다라이를 늘어 놓고

재첩국 파는 할매들이 줄줄이 앉아 있었다.

장사 앞에는 땅바닥에 쪼그려 앉을 만한 높이로

슬겅슬겅 널판지를 걸쳐 놓았다.

그러면 지난 밤 숙취가 풀리지 않은 아저씨들이나

따뜻한 국물 한 그릇 마시려는 손님들이

한 대접에 이천 원.

돈을 치르고는 그 널판지에 쪼그려 앉아서

훌훌 재첩국을 마셨다.

오로지 국 한 대접. 그것만 마시면서 허 참 시원타.를

연발하고는 일어서서 차부로, 시장으로, 역전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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