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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네 논밭

모종. 병아리.

haeum_se 2016.04.22 23:09



병아리를 새로. 사 넣었다. 새로.

그러니까 올 봄에 두 번째.


올해 처음으로 사 넣은 병아리들은,

며칠 전 모두 사라지거나 죽었다.

철망이 뜯겨져 있었고, 밭에는 큰 개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었다.

가까이에 늑대나 승냥이 따위는 없을 테니,

분명한 개 발자국.

그래서 문을 새로 해 달고, 철망을 다시 두르고,

그 다음에 다시 병아리를 사러 갔다.




아이들은 병아리를 사러 가면,

그집에 있는 강아지 우리 앞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병아리 말고도, 칠면조, 토끼, 강아지, 거위, 오리 들이 있다.

"내가 이거 모란시장에서 다 달라고 하는 거를 돌라 놓고 이리

가져와서 파는 거라고."




병아리. 혹은 중병아리, 혹은 중닭.

늘 상자에 담아 주신다. 무슨 차를 가져 왔는지 묻고,

병아리들이 적당히 버틸 만하게 담는다.

옆에는 칼로 바람 구멍을 낸다.

여기에서 며칠 더 크면 치킨집에서 먹는 닭만하게 큰다.

우리나라는 닭을 아주 어릴 때 잡는다.

어지간한 나라보다 열흘에서 스무날쯤 일찍 잡는다.

더 키우면 그 사이에 너무 많이 죽어서 감당이 안 된다.

그런 곳에서 닭을 키운다.

여튼, 병아리 파는 아저씨에게 말했다.

"아저씨, 지난 번에 스무 마리 사 간 거요. 어느 집 개인지

개가 와서 다 물어죽이고, 그래가지고 또 사러 왔어요."

"뭐? 누 집 개고? 개 이름이 뭔데?"

"아, 어느 집 갠지 알면 그냥 안 있었죠.:

"아니, 내는 그 개한테 고마버가. 인사라도 할라꼬."




장날 읍내장에 나왔는데,

병아리만 사고 갈 수는 없다.

라고, 삼남매가 말했다.

붕어빵. 붕어빵 할머니는 반가워했다.

이를테면, 단골. 

붕어빵 3천원 어치를 샀더니,

할머니는 삼남매에게 하나씩 오뎅을 주셨다.

첫째와 둘째는 갑자기 더워진 여름 같은 봄날에

오뎅 국물을 후후 불며 시장길을 어슬렁거리고,

막내는 의기양양 붕어빵 봉지를 들고서

난전에 늘어놓은 물건들을 시찰하신다.




지난 번 병아리들보다 좀 더 활발하다.

닭장에 풀어놓자마자 열 마리는 바깥에. 열 마리는 방 안에.

아이들이 옆에서 뭐라고 해도 본 체 만 체.




이것은 지난 번. 그.

이제는 사진만 남은 스무 마리.

강이가 조금만 가까이가도 도망가기 바빴다.




병아리를 넣고, 아이들은 할아버지와 함께 밭에 모종을 심었다.

고추와 가지, 오이. 박.

이제 조금씩 거드는 손이 된다.




심는 것부터 했으니, 잘 돌보고, 잘 먹을 것이다.

밭에서 나는 것은 그렇게 더 즐거워하면서 먹는다.




물론, 잠시 일을 거든 다음에는

본격적으로다가, 밭가를 돌아나가는 개울에서 물놀이.

물놀이를 하기에 좋은 날이었다.

갑자기 더워진 봄날.




다른 여러 꽃들이 지고, 이제 사과꽃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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