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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효소를 주문하시려는 분 가운데 효소의 효능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요. 몇 가지 생각나는 것, 주워들은 것,
먹으면서 알게 된 것 따위를 적어놓습니다.



요즘 한의원에서 효소를 처방한다든가,
뭔가 다이어트에 효소가 쓰인다든가,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가 본데요. 
일단 효소는 약이 아닙니다.
약효라 할 만한 효과가 있기는 합니다만,
약효에 매달려서 오랫동안, 꾸준히, 자주,
드시는 것은 좋은 음용법이 아닙니다.
물론 효소보다 훨씬 위험하기 짝이 없는
탄산 음료 따위를 날마다 한 캔.
혹은 콩다방이나 별다방 따위에서 설탕과 유제품이 범벅이 된
커피를 한 잔?
뭐 이런 것하고 비교할 일은 아니지요.
효소를 한 잔 씩 마셔서 탄산음료든 봉지커피든 이런 것들과
헤어질 수 있다면, 효소는 꽤 괜찮은 녀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효소를 담그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재료가 되는 과일이나 채소와 설탕. 비율은 대개 1:1쯤
항아리에다가 이 두가지 재료를 켜켜이 쌓아둡니다.
그러면 끝. 그 다음에는 시간이 알아서 합니다.
가끔 한의원에서 효소를 처방하기도 하는데,
대개 그럴 때는(제가 짐작하기로)
효소를 먹음으로써
쓰레기 음식을 조금이라도 덜 먹게 되고, 
몸을 가벼이 하고, 장을 자극하는 것.
이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효소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은
절대 아닙니다. 오로지 두 가지 재료이니까요. 게다가 한 가지는 설탕입니다.
당뇨라든가, 혈당이 높아서 문제인 사람이라면(+ 암 환자)
쓰레기 설탕 음료뿐 아니라, 효소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희가 효소를 담가 먹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음료 대용'입니다.
특히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있.기. 때문에 지금껏 해마다

담가 오고 있지요. 확실히 맛을 들일 수록
(시골 와서 혀의 예민함은 나날이 일취월장입니다.)
마켓에 진열된 탄산 음료 따위, 과일 주스 따위가 
얼마나 기괴한 맛인가 알게 됩니다. 
저희가 담그는 효소는 대개 500ml 에 이만원 쯤이니까요.
물에 다섯 배 희석한다고 하면, 3리터 입니다.
1.5리터 두병인 셈입니다.
저는 식구들 가운데 가장, 묽게 마시는 편이라
예닐곱배쯤 해서 먹습니다. 그래도 맛이 괜찮아요.


아래는 봄이네가 늘 집에서 먹고 있는 효소 몇 가지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입니다. 봄이 엄마가 적었습니다.
봄이네는 맛있는 효소를 먹기 위해서 
모든 재료를 유기농 재료만 씁니다.
설탕은 브라질산 고이아사 설탕을 쓰구요.
다른 재료들도 마찬가지 기준으로 고릅니다.
처음에는 몸에 좋은 것을 찾다가 그리 되었으나,
요즘은 오로지 '맛'을 위해서 그리 하고 있지요.^^;


 

봄이네 효소는 정확히는 채소나 과일로 담근 설탕발효액이라고 해야 맞습니다만
‘효소’가 워낙 두루 쓰이고 있는 말이라 저희도 굳이 바꾸지 않고 쓰고 있습니다.

 

매실효소

뭐니 뭐니 해도 과일 발효액의 으뜸으로는 매실 효소를 꼽을 수밖에 없겠습니다.
입맛 까다로운 사람들에게도 합격점을 받을 만큼 상큼하고 무난한 맛에다가 두루두루
쓰임이 많고, 오래 달아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치는 매실 산지는 광양입니다. 이곳 하동 악양과는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지요. 하동 매실도 제법 맛이 좋습니다만(아마 두 번째 손가락에 꼽을 만은 할 거예요.)
광양 것에 미치지는 못할 겁니다. 대봉감은 악양 것이 우리나라 최고이고 강 건너 광양 감이
그에 못 미치는 것처럼요. 여하튼 봄이네 효소는 이 하동 악양산 매실로 담근 것입니다.
지난 해까지는 이웃이 기른 유기농 매실로 담그다가, 올 봄 매실이 쉰 그루도 넘게
심겨진 밭을 마련하게 되어서 올해부터는 저희가 기른 매실로 효소와 설탕절임을
담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은 무척 굵고, 청매와 홍매가 섞여 있지요.

배탈이나 설사에 잘 듣습니다. 약으로 쓰실 때는 물에 희석하지 마시고 원액을 몇 
숟가락 떠서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당뇨환자는 설탕 없이 매실만 넣어 졸인 매실 

농축액을 드셔야겠지요.) 봄이는 매실을 너무 좋아해서(아이들은 대부분 신맛을
좋아하더군요.) 늘, 매실 효소와 매실 장아찌, 매실쨈을 달고 삽니다. 15개월쯤에는
식당에 갔다가 매실 장아찌를 미안할 만큼 먹어치웠는데, 계산할 때 주인 아주머니가
애기 먹이라면서 한 통을 따로 담아주신 적도 있을 만큼요. 그래선지 저래선지 놀랄
만큼 배탈을 모르고 지냅니다.

매실 효소는 식초를 넣어야 하는 음식에도 좋습니다. 식초를 넣을 때는 설탕도
그만큼 넣곤 하니까 매실효소로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지요. 부작용이라면,
중독성이 강해서 식초+설탕 조합을 더는 쓸 수 없게 된다는 것 정도. 아무래도
발효된 녀석이 훨씬 풍미가 뛰어나거든요.
아, 혹 직접 매실 효소를 담그신다면, 첫물 매실(이건 비싸기까지 하지요.)보다는
끝물 매실 쪽을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덜 익어서 씨앗이 말캉한 매실은 독소가
있다고 하지요. 잘 익은 매실보다 상큼한 맛은 덜하겠지만 차라리 누렇게 익은
황매가 약효는 훨씬 나을 겁니다.

 

석류 효소

국내산 유기농 석류는 구하기가 몹시 어렵습니다. 기르는 농가도 많지 않고,
유통도 쉽지가 않으니까요. 그래서 더 비싸죠.

시장이나 홈쇼핑에서 팔리는 녀석들은 대부분 이란산이나 미국산입니다. 말로는
유기농이라고 하는데 글쎄요. 기를 때는 유기농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유통과정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는 알 수 없으니까요. 게다가 그놈의 색깔이 영 비호감입니다.
저희 모친은 “원래 종자가 그런지는 몰라도 똑 죽은 피 색깔 같애서 영 께림칙하다.”고
일갈하셨더랬지요.

국내산 유기농 석류는 선홍색입니다. 손으로 알갱이를 으깨 즙을 내 보면 말간 붉은색
물이 나오지요. 색감이 무척 예쁘답니다. 봄이네가 흰 설탕으로 효소를 담갔다면
효소 색깔이 더 알흠답겠지만(맛은 좀 덜하지요.), 저희는 유기농 비정제 설탕을
쓰고 있어 안타깝게도 좀더 탁한 붉은 색이 납니다.
봄이네가 담그는 효소 가운데 맛으로는 이것이 으뜸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군가는 저희 솔잎 효소를 ‘신선의 맛’ 어쩌고 하시며 극찬하신 분도 있기는 했지만,
제 입맛에는 그래도 역시 석류입니다.

 

솔잎 효소

저희와 가까운 어느 분은 솔잎 효소를 드시고 “신선이 된 것 같았다.”는 감상을
전해 오셨습니다. 또 누군가는 격조 있는 맛이라고도 하셨지요.
봄이 외가가 있는 마을 뒷산은 소나무가 많다 해서 ‘솔봉’입니다. 해발 500m가
안 되는 야트막한 산이지요. 봄에는 그 산에서 솔순(봄이네 솔잎 효소는 사실
솔순을 따서 담근 것입니다. 솔순 효소라도 따로 이름 붙인 것이 더 비싸죠^^;)과 진달래를
땁니다.
솔잎은 대표적인 항산화식품이라고 하지요. 저희는 솔잎 효소를 머리가
무거울 때 약으로 쓰기도 합니다. 기분인지는 몰라도 머리가 정말 맑아지는 느낌이 들지요.
 

솔잎효소는 이런저런 효소 가운데 가장 잘 끓어 넘칩니다. (도라지 효소가 그 다음쯤 됩니다.) 플라스틱 병에 넣어 보내게 되면 상자 안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던 효소병이
폭탄처럼 터지기도 합니다. 정말로 “뻥!” 이렇게요. 유리병은 병 자체가 신축성이
없으니 스스로 뻥 터질 일은 없지만, 뚜껑을 열기 무섭게 아까운 효소가 부글부글
끓어 넘치기도 하지요. 받으셔서 한나절쯤 냉장고에 넣어 두셨다가 뚜껑을 여시면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인동초꽃 효소
인동초꽃은 금은화라고도 불리지요. 염증에 잘 들어서, 암환자들이 많이 찾습니다.
(물론, 저희가 담근 효소는 설탕 발효액이니 암 환자들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암환자시라면 말린 인동초꽃을 뜨거운 물에 우려서 차로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희는 봄이가 태열로 고생할 때 인동초꽃 효소를 조금씩 물에 타서 먹였습니다.
멸치조림이나 오징어채 무침 따위에 넣기도 하구요. 이런저런 효소 가운데 설탕이나
물엿 대신 음식에 넣어 먹기에 가장 좋은 것은 인동초꽃 효소와 진달래 효소가 아닐까 합니다.
다른 효소는 나름의 향취가 강해서 사람에 따라 거슬릴 수 있거든요.
물론 진달래 효소는 너무 비싸서 넣는 손이 후덜덜 하기 쉬우므로 저는 인동초꽃
효소 쪽에 좀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 식초(+설탕)를 넣어야 하는 음식에는
당연히 매실 효소가 더 좋다는 건 다 아시지요?

 

도라지 효소

불량음료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이 가장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효소가 바로 이
도라지 효소가 아닌가 싶어요. 어라? 이거 어디서 먹어 봤는데. 하시는 분들 계실 거예요.
약국에서 많이 파는 드링크 제품에서 나던 바로 그 맛이지요? 시원한 탄산수에 타서
드시면 적당히 불량스러운 맛이 일품이랍니다.
도라지 효소는 목을 많이 쓰시는 분들께 좋습니다. 이런 분들은 불량음료를 달고 살
확률도 높지요? 설탕, 안 드시면 더 좋겠지만 그래도 단맛을 포기할 수 없다, 하시는 분들께는
도라지 효소를 권합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선거에 나선 지인이 있는데, 과장
조금 보태서 이 도라지 효소 덕분에 ‘목’이 선거 끝날 때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고 했어요.
저희는 감기나 인후염으로 목이 부었을 때도 진하게 타서 마십니다.


진달래 효소

봄이 외가 뒷산 소나무 밑에 핀 진달래꽃으로 담근 효소입니다. 해가 중천에 뜨기 전에,
아직 이슬이 가시지 않은 꽃잎을 하나 하나 따서 담습니다. 그렇게 꽃을 따는 공력도 공력이지만,
무엇보다 진달래가 피고 지는 그 짧은 사이를 놓치지 않아야 하니 다른 어떤 효소보다
‘호사스럽다’고 해야겠습니다.
어릴 때 화전놀이 가서 따온 꽃이 남으면 동네 언니들과 양푼에 꽃을 수북히 넣고 거기에
백설탕 철철 뿌려서 버무려 먹곤 했지요. 갓 딴 꽃잎에서 풍기던 향은 좀더 은은해 지고,
얄팍하던 설탕의 맛은 좀더 깊어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비정제 유기농 설탕은 그냥 먹기에도
정제설탕보다 깊고 묵직한 맛이 나지만, 다른 재료와 섞여 오랜 시간 삭고 나면 더 그윽한
단맛을 냅니다.)

저희는 귀한 손님이 오셨을 때 내거나, 봄이가 머리 아플 때, 열이 많이 날 때 산초시럽과 함께 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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