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밭에다가 귤나무, 한라봉, 금귤, 레몬나무를한 그루씩 심었어요.귤나무에는 제법 귤이 열렸습니다. 이것은 레몬나무.레몬은 아직 올해에는 열리지 않았습니다.악양은 남해에서 차로 삼십분 쯤이에요.그만큼 따뜻하기는 하지만,그래도 이 나무들이 지내기에는 겨울이 춥습니다. 그래서 작게 [비닐집-온실]을 지었어요.나무들 겨울나기도 돕고,옆에다가는 푸성귀라도 조금 심어서겨울에도 밭에서 난 채소를 뜯어먹으려구요. 처음에는 흔한 비닐하우스 자재를 쓰려고 했는데.비닐집을 아주 작게 짓는 것이다보니,오히려 비닐하우스 자재를 쓰는 게 돈이 더 들게 생겼어요.중고 자재를 쓴다고 해도 마찬가지였지요.그래서 집 지을 때 쓰는 나무 각재를 구해다가 뼈대를 만들고비닐을 둘렀습니다.그저 이렇게 하면 무너지지는 않겠지 하는 어림..
깨 털고, 콩 털고집집마다 그러고 있습니다.며칠 비가 오니 마당 한 켠, 담벼락 한쪽으로깻단 묶은 것이 비닐을 쓰고 서 있는 집도 많아요. 들깨는 많이 심지 않았어요.그저 잎채소로 따먹고, 들깨죽 몇번 끓일 만큼입니다.그래도 들깨 터는 날에는 어느 집에서 들깨를 털든온 마을에 들깨 냄새가 가득합니다. 서리태 풋콩도 조금 해서는 밥에 놓아 먹고 있어요.동동이는 날마다 콩 없는 밥과 콩 있는 밥을번갈아 주문합니다. 작년에 담근 장도 갈랐어요.맛이 잘 들었습니다. 몽쳐진 메주를 조물거리고 있으니아이들이 한 손가락씩 푹 찍어 먹습니다.항아리에 간장, 된장 자리를 잡고 앉혀 놓으니뒤주에 곡식 쌓아놓은 기분이 나요. 유난히 뱀을 많이 본 가을이었어요.집 앞에서도 살모사를 두 번이나 보았지요.다른 곳에서도 보고.꽃뱀..
아마도, 막 9월이 시작될 무렵일 겁니다.여름은 그리 덥지 않았지만,그렇다고 가을이 일찍 온 것은 아니었어요. 여름내 얼려두었던 완두로는 앙금을 만들어서토종밀 밀가루 반죽으로 만주를 구워 먹었습니다.아이들, 특히 단맛을 좋아하는 동동이가 좋아했어요.엄마가 구운 것 가운데 이렇게 단 것이 없었거든요.저 역시도 아내가 아이들 것이 아니고 제 것이라고찜해 준 것은 하나도 남김없이 얼른 먹었다는. 올해 토종밀이 맛이 좋았어요. 덕분에 이렇게 간단하게 구운머핀을 자주 먹었지요. 이제 프랜챠이즈 빵집에 발길을 끊은 것도 몇 년. 올해 마지막 남은 쌀을 찧었습니다.아마도 방앗간에 쌀을 맡기는 집 가운데 저희만큼찔끔찔끔 쌀을 찧는 집도 얼마 없을 거예요.방앗간 옆집의 특권 비슷한 것. 타작을 하기 전에 마지막 도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