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와 달걀
몸이 가벼운 저녁입니다. 머리도 맑고요. 며칠 날이 좋았습니다. 연둣빛 잎들이 반짝이는 저녁입니다. 봄날, 그런 저녁이 며칠 찾아옵니다. 저녁을 먹고도 몸이 가볍고, 늘 머릿속에 꽉 차 있던 고민들도 '뭐, 그런다고 달라지겠어?'하는 편안하고, 합리적인 마음이 드는. 소매가 조금 짧고, 바람이 잘 감기는 옷이 더없이 어울립니다. 집 앞 골목길을 지나서 천변 공원을 한번 걷고 오곤 했던 기억이 나는 저녁이에요. 여기까지 적고, 역시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잠깐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 달걀 얘기를 적어두려고요. 며칠 전에 달걀을 샀습니다. 한동안은 봄이네도 닭을 키웠지요. 작년에 그러지 못했습니다. 두 번, 혹은 세 번 닭장에 스무 마리씩 중병아리를 사다 넣었습니다만, 그 때마다 정체 모를 짐승이 닭들을 다 ..
부계마을
2018. 4. 26.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