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산에 가자.", "뭐할려구? 나뭇가지 줍게?" 아이들과 겨울산에 가는 건, 거름으로 쓸 부엽토를 긁어 오거나, 그게 아니면 땔감으로 쓸 잔가지를 해 오거나 둘 중 하나이다. 열심히 일하는 짧은 순간이 지나고 나면,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놀기 바쁘다. 그걸 보다가 잔소리가 한번 시작되면,쫌 일하는 척 하고. 올라가서 한 번은 꼭 그런 장면이 벌어지기는 해도, 날이 추워지면 식구들 모두 언제 산에 가지? 서로 기다린다. 갈퀴와 노끈, 푸대, 작은 손도끼 따위를 챙기고, 보온병에 따뜻한 물, 고구마나 단호박 삶은 것도 넣고. 보리출판사에서 펴내는 월간지 에 짧은 글을 싣기 시작했다.(**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면, 월간지 를 보는 것을 강추. 어른이 보는 도 함께 온다. 다달이 월간지를 받아 읽으면서아..
자전거 식구, 자전거 가족. 이렇게 두 개의 글이 있고, 세 번째 자전거 식구. 아이들은 자전거에 익숙하다. 좋아한다.하지만 봄이는 두발 자전거를 조금 늦게 배웠다.마을 앞 찻길은 짐승들한테도, 할매들한테도 위험하다. 아이들도 마찬가지. 달리는 무쇠자동차 말고는 다 위험하다.새로 길을 넓히면서 인도를 만들었지만, 그래서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걸어다녀보지 않은 사람이 만든 인도. 하... 조금 위험한 찻길을 천천히 걸어서 벗어난 다음.나락 벤 들판에서 자전거를 탄다.막내는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타다가, 엄마 자전거의 바구니 의자로 옮겨 탔다.자전거는 아무래도 걷는 쪽에 가깝다.자전거로 돌아다니고 있으면,그만큼 내가 사는 동네가 넓어지는 느낌이 든다.여기까지 우리 동네! 아이들한테 자동차는 남의 발.이..
벼를 벴어요. 올해 봄이네 논은 나락이 많이 났습니다. 해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이제는 얼핏 보기에는 옆집 논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 기분입니다만. 타작을 하고 밀을 심기 전에, 풀거름을 하고 있을 때에 윗논 어르신이 말씀하셨지요. 거 저쪽 구석에 손을 좀 더 봐야지. 나락 한 가마니는 더 났을 건데. 하하... 네. 논 농사 10년이어도 아직 나락 한 가마를 까 먹고 있네요. 논 둘레로 벼를 베다가 만난 멧밭쥐 집이에요. 손바닥 안에 올라가는 크기예요. 멧밭쥐는 요즘은 많이 드물다고 하는데, 봄이네 논에서는 거의 타작할 때마다 보니까요. 벼 포기 사이에 저렇게 집을 지어 놓고 벼를 타고 오르내립니다. 쥐 가운데 가장 작은 녀석이에요. 벼 이삭위에도 서 있고 그런다고 해요. 도감 일을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