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밀은 논에 서가 바짝 말리야 돼.""모 숨구는 거는 하지 전에는 마치야제."밀은 하루라도 더 늦게, 논에서 하루라도 더 말려서 하면 좋고,모는 하루라도 더 빨리 숨구는 게 좋다.일 시작은 어떻게든 미룰 수 있는 만큼 미루다가,일단 일이 시작되면 모내기가 끝날 때까지,쉴 틈은 없다. 1.장마가 일찍 시작된다고 합니다.밀 타작 일을 앞두고 며칠 꼼짝 할 수 없는 일이 생겼습니다.타작할 날이 바짝바짝 합니다.타작 일 시작은 논두렁 풀 베는 일입니다.논두렁 풀을 베고, 논 가장자리를 따라 밀을 벱니다.까슬까슬한 밀밭에 들어가 낫질을 합니다.콤바인이 논에 처음 들어앉을 자리, 모퉁이 돌아 나갈 자리,논둑 옆으로 콤바인 날이 닿지 않는 자리.낫으로 베어내는 것은 그만큼입니다.밀 타작이 이제 다섯 해째입니다. ..
비가 정말 많이 왔어요.비 온 뒤에 밭에 가니완두콩이익고 있습니다.하루가 다르게 말이에요.(사진이 없어요. 렌즈에 곰팡이라네요. 사진기를 서울에 올려 보냈습니다.) 급 수정, 똑딱이로 몇 장 사진을 찍었습니다.꼬투리가 약간 우툴두툴한 거 보이시죠?충분히 익어서 맛이 잘 든 상태예요.이보다 빨리 따면 단맛이 더 많이 나기는 하는데,밥밑콩으로 앉히면 콩이 물러져요.물론 풋콩도 풋콩 나름대로 맛이 있기는 하지만요. 올해는 대가족 완두콩들도 제법 보인다는. 냉장 보관 하시거나, 아니면, 얼려 두시거나.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아끼지 말고 얼른 드세요.그래야 제 맛. 작년 완두콩 사진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는데요.다행히, 완두는 올해도 알이 크고 좋아요.농약이나 비료 따위 쓰지 않는 땅에서 기르는 것은 당연하고요..
지난 글에서 사진 보여드리겠다 했지요.누린대나무순입니다. 누린대순, 여기서는 누린대나무, 공식 이름은 누리장나무. 직설적으로다가 누린내나무라고 하는 동네도 있어요.내려와서야 사진을 찍었습니다.잎을 비비면 누린내가 꽤 진해집니다.음, 연한 미소 된장의 냄새. 그런 냄새예요.나뭇잎에서 이런 냄새가 나다니!! 그러나, 몇 날 우려내고 먹는 나물맛은 놀라울 따름.도톰한 잎을 씹고 있으면, '향기로와, 꼬숩고.'봄이네가 보내 드릴 때는 이미 충분히 우려서 말린 것이니까요.다른 나물 해 드실 때처럼 드시면 됩니다. 나무순을 하면서 여쭙기 시작하니, 줄줄줄 나무순 이야기가 나옵니다. 들미나무라고 있어.(들메나무)그거는 아주 높은 산 깊은 데 있거든.들미순 하러 간다 하믄 마을 사람들이 아주 여럿이 가.그거 할 때는 ..
봄이네 식구들,다같이 산을 오릅니다.봄맞이. 산나물 하기.봄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이미 참꽃(진달래) 필 무렵부터틈틈이 나물하러 산에 다니셨습니다.이제 산나물 하는 것은 거의 끝물이에요.곧. 여름이 들이닥칠 겁니다. 산으로 오르는 길 초입입니다.마을 사람들에게만 열린,꽤 넓은 임도이기는 하지만, 마을 사람들만 아는 길. 마을 뒷산이 곧 지리산입니다.네이버 지도에는 성제봉.이라고 쓰여 있지만마을 사람들은 흔히 형제봉.이라고 합니다. 아직은 큰 나무 잎들이 다 피지 않았습니다.햇볕이 나무 사이를 지나 땅바닥까지 가 닿습니다.땅바닥에서 자라는 풀들은,(흔히 먹는 나물들이 대개 그렇지요.)볕이 내려 오는 이 시간에 많은 것을 합니다.곧, 잎이 무성해지면, 하늘 보기가 어려워지지요.참취, 보이시죠? 예전에 편..
* 복잡한 알림글에 앞서 어제 8월1일 발송을 했습니다.다만, 곰국이나 추어탕, 효소를 함께 주문하신 분들 것은 오늘 8월 2일 보내드립니다.국수를 삶아 드시는 것이야, 저보다 다들 잘 하실 겁니다.그래도 한 마디 덧붙이자면,봄이네 국수는 아무래도 시중에서 판매하는 수입밀로 만든 국수보다고소하고, 맛은 더 좋다고 자부합니다만, 찰기는 좀 덜합니다. 그러니 국수를 삶으실 때, 물이 한 소끔 끓어오르면 찬물을 부어서 가라앉히기를두어번 해 주세요. 더 쫄깃하고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 복잡한 알림글을 써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봄이네.입니다.(글이 주절주절 합니다만, 역시 '복잡한 알림'의 결론은 글 끝에 붙어 있습니다요. ^^; ) 2009년 ..
봄이네 금강밀, 올해 타작한 것은 모두 예약이 끝났습니다.밀가루로 빻으면 조금 더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어쨌든,해마다 봄이네 밀을 찾아주신 고마운 분들과또 올해 새로이 봄이네 밀가루 맛을 궁금해 하시며아직 빻지도 않은 밀가루를 예약해 주신 분들 덕분에.금강밀 밀가루와 토종밀 밀가루, 밀기울은 올해 거둔 것이 이제 남지 않았습니다. 토종밀 국수는 아직 남아 있구요.이것도 마감이 되는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봄이네 밀가루를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여쭤보시는 분이 많은데요.은박 포장을 뜯지 않으신 채로,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두시면 한해 동안 두고 드실 수 있습니다.냉장실이나, 냉동실에 넣어 두시면 더 안심이고요.하지만, 일단 포장을 뜯고 나면 금방 상할 수 있습니다.유기농으로 재배한 데다가,밀가루로..
밀 타작을 하고 나면, 곧바로 모내기 준비를 합니다.논을 갈고, 거름을 넣고, 두둑을 하고, 논바닥을 고르고,모를 냅니다.그러고 나면 곧 장마이지요. 장마가 끝나고 밀을 널어 말렸습니다.건조기에 들어가면 간단하겠지만,역시 볕에 널어 말리는 일은농사의 마무리로 할 일을 다한다는 그런 마지막 의례 같은 것입니다.밀에게도, 땅과 햇볕과 바람에게도,(아스팔트에 널어 말리기는 하지만...)그리고 봄이네 식구들에게도요.올해부터 봄이네가 새로 찾아낸 곡식 말리는 터는쫌 높직한 곳에 있습니다.바람 좋고, 차도 안 다니고, 가까이에 농지도 없고,곡식 말리기에 맞춤한 곳입니다.내려다 보이는 풍경도 그럴 듯 해서,건너 백운산과 지리산 사이로 흐르는 섬진강이한눈에 보입니다.하루이틀 널어말리는 동안에 좋은 구경합니다.아마 밀알..
금방이라도 폭우가 퍼부을 것만 같은바람, 구름, 입니다. 뒷산 봉우리에 검은 구름이 걸려 있는 것도이틀째입니다만, 지난 일요일에도 그랬듯 비는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어디서든, 틈틈이 비를 바라는 기도를 하시길. 밀 타작을 하고,열흘이 지난 그제 아침.일찍부터 모를 심궜습니다.이레쯤 물을 받아두었던 논에는 기계모를 내기에 좋을 만큼물이 빠져 있습니다. 흙물이 들어 얼룩진 일옷을 차려입고,무릎 위로 바짓단을 차곡차곡 접어 올립니다.그러고는 물을 댄 논에맨발로 들어서면, 매끄럽고 보들보들한 논흙이 발가락 사이로삐죽삐죽 솟아납니다. 그제야 뭔가 안심이 되는 것이 있습니다.올해는 어디서든 메마른 땅, 소식입니다.모내기를 끝내 놓고도 불안하고, 조심스러운 것이어느 때보다 더하기는 합니다만, 찰칵찰칵 승용이앙기 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