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인가 하고, 손을 꼽아 보니 곧, 낼모레면 세이레입니다. 축하의 말씀을 적어주신 분들께, 하나하나 답례햐 드리지 못하는 게으른 블로그 방장입니다. 단지, 두어 가지 가사일이 늘었을 뿐인데도, 그 핑계로다가 스스로한테 다른 모든 거시기를 합리화하고 있는 며칠입니다. 다, 여러분이 함께 좋아해 주신 덕분에 동동이가 무럭무럭 크고 있습니다. 태어난 지 나흘째에 탯줄이 떨어졌습니다. 그 날짜 언저리의 사진이구요. 탯줄을 자를 때는 충분히 길게 자르고, 탯줄의 맥이 멈출 때까지 기다립니다. 조산원 할머니는 한 시간까지 기다린 적도 있다 하셨어요. 동동이는 금세 태맥이 멈춰서 그리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소독이든, 파우더든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둘 것. 대개 병원에서 자른 것보다 일찍 떨어지고, 탈 나는 일 없고..
유자차를 담고 보내드리고 하는 사이 아주 추운 겨울이 되었습니다. 유자차말고도, 다른 일들이 많아서 한동안(그리도 당분간 앞으로도) 저와 아내와 마감모드이다보니, 간간히 올리던 소식도 적지 못 했네요. 봄이는 한 달쯤 전에 두 돌이 되었구요. 논에 밀싹이 났나 둘러보러 가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요즘은 시골에도 어디서든 쌩쌩 달리는 차 때문에 아이가 맘껏 뛰놀아서는 안 되는 곳이 많지요. 논 앞 길은 예외입니다. 물론 여기도 차가 다니기는 하지만 아주 멀리까지 잘 보이니까요. 갑자기 차가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아진이는 늘, 논 앞길을 뛰어다닙니다. 무엇을 잘못했는가. 논에 뿌려놓은 밀에서는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싹이 나지 않기도 참 어렵다 하는데, 어쨌거나, 지금까지 밀에서 싹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
전광진씨. 바쁘지요? 내 바쁜 거 다 아는데, 오늘은 다 치우고 고마 오소. 꼭 오소. 아침 8시쯤 농업기술센타 공무원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언제가 되었든, 이 공무원 아저씨에 대해서도 한번 글을 써야 할 텐데요. 농사 공무원이 다 이 아저씨만 같으면, 우리 농업이 이꼴이 났을리가 없지요. 여하튼 전화를 걸어오신건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통화를 한 것도 1년만? 오후에 두 시간.이라고 하셨으니 두말않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오후에 시연을 한다고 한 것은 [생분해필름을 이용한 볍씨 무논 멀칭 직파] 시범이었습니다. 모내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물댄 논에 볍씨를 직접 뿌리는데, 그걸 스스로 썩는 비닐로 덮으면서 점파를 한다는 것이었지요. 뭐 여하튼 모내기 안 하고, 일 줄어든다니까, 잡초 걱정 안 한..
며칠 전 마산에 있는 조산원에 다녀왔다. 봄이를 낳을 때도 원래 계획은 서울의 일신조산원에서 출산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임신 중에 몇 차례 찾아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그랬는데, 하동에 내려와 있을 때, 아이를 낳게 되어서 진주의 병원을 이용했던 것. 이 사연도 제법 길어서, 몇 번 되지 않는 산부인과 경험만으로도 반드시 상추쌈 출판사의 출간 계획에 임신과 출산에 관한 책을 넣자는 결론을 내렸다. 여하튼, 하동에 살면서 수도권에 있는 조산원에 갈 수도 없고, (하동에는 산부인과도, 소아과도 없다.) 봄이를 낳았던 진주의 산부인과는 그나마 모자 보호를 하는 병원이라, 어두운 환경에서 남편도 옆에 있을 수 있고, 뭐 그런 병원이었지만, 결론은 간단. '병원은 병원' 3,4년 전 까지 진주에 조산원이 ..
봄이 외할머니는 재주가 많습니다. (물론 외할아버지도. 그렇긴 하지만.) 뜨게질도 그 중에 하나이지요. 얼마 전, 실패를 챙기는가 싶더니 한달 사이에 봄이 옷 두 벌을 해 주셨습니다. 얼마만에 하는 건지 모르겠다시면서도, 다른 일 다 하시는 가운데 짬짬이 하시면서도, 무슨 본 같은 건 전혀 보지도 않으시고도, 휘리릭 재깍재깍 옷 두 벌입니다. 봄이 얼굴 실컷 보시라고 오랫만에 봄이 사진 연작입니다. 이렇게 사진 여럿 올리다보니, 그 동안 올려야겠다고 마음만 먹었던 사진들이 생각납니다. 봄이는 옷을 거의 사 입히지 않았거든요. 시골에 내려와서 아이 옷을 사 입혀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정말 고생했지 싶습니다. 돈도 돈이거니와, 인터넷으로만 사기도 그렇고, 나가서 사려면, 진주든 순천이든 도시까지 나가야 하고요..
한 몇 주전부터 봄이가 떼쓰고 우는 일이 잦아졌다. 별 일도 아닌데, 바닥에 드러눕고, 엎어져서 엉엉 울고, 나한테는 잘 오지도 않고, 엄마한테만, 업어달라, 안아달라, 계속 보채고. 태어나서 지금껏(벌써 18개월이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제 그럴 때가 되었나 보다, 싶었다가. 며칠 전에 잠자리에 누워서 아진이한테 조용히 물어보았다. 봄아, 엄마 뱃속에 봄이 동생 있어? …… 응. 아, 정말? …… 그럼 아진이는 엄마 뱃속에 동생 있어서 좋아? 응. 아진이 동생이 생겨서 엄마한테 더 안아달라 했구나? ……(고개를 숙이고 뵤루퉁한 표정이다). ……. 그럼 봄이 동생 이름은 뭐라고 할까? 똥동. 동동? 동동으로 할까? 응. 봄이 동생 이름, 동동으로 하면 좋겠어? 아진이는 동동이 좋아? 응. 똥동 그래,..
무척 정신없이 보낸, (특히 비 때문에.) 며칠 사이 자전거와 또, 자전거 안장이 선물로 들어와 봄이네는 자전거 식구, 좀 더 그럴듯하게는 라이딩 가족이 되었습니다. 기름값이야 날마다 꼭지점을 찍을 테고, 그러다가는 아예 기름 구하기가 쉽지 않을 날이(아마 지방부터 떨어질 겁니다. 흑) 멀지 않았으니, 지금부터라도 자전거에 익숙해져서, 올해 안에는 읍내 장 보러 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가보자는 것이 목표입니다만. 이것은 일본 자전거. 아기 안장이 앞 핸들 사이에 끼워져 있는 모양입니다. 일단 아기를 태우고 자전거를 탔을 때, 아주 안정적이라는 게 가장 마음에 듭니다. 타고 있는 자세도 편안하구요. 무게 중심을 낮게 설계하거나, 앞 핸들이 쉽게 돌아가지 않게 할 수 있는 잠금장치 따위의 아기 안장을 설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