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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별다른 사진없이. 앵두 소식.

봄이네 뒷집, 구례띠기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앵두 달린 거 한나도 안 보이그로 깨끗이 따 묵으라.

마음껏 따 먹을 앵두나무가 두 그루나 생겼지요.

그러나, 대밭 옆에서 자란 앵두나무는 어지간한 건물 3-4층 높이입니다.

앵두 달린 것은 햇볕 잘 받는 꼭대기 근처.

그저 하염없이 치어다 보기만 하다가

사다리 놓고 손 닿는 자리 몇 가지를 겨우 꺾어다가 먹습니다.

물론 그래도 한 소쿠리 가득.

몇 날 앵두 따먹는 나날입니다.




장끼는 까투리들을 이끌고 종종 논밭에 옵니다. 새끼를 벌써 낳았을 지도 모릅니다.




닭장에는 새로 병아리들이 입주하셨구요.

아직은 제 발자국 소리에 소스라치듯 닭장 구석으로 도망갑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으면, 제가 닭장 문을 열기도 전에

어서 먹을 것을 내놓으라고 몰려들 겁니다.




상추쌈.

출판사 이야기는 아니고, 이제 상추쌈의 시즌도 시작되었어요.

봄이 엄마와 또 그 엄마.

알알이 달린 매실나무 아래에서 쌈채소를 솎아냅니다.




끼니마다, 풀, 풀, 풀.

산나물이나 나무순도 저희 먹는 것은 그날 그날 날로도 먹고, 무쳐도 먹고 그리 하는데다가,

밭에서 쌈채소까지 솎아오기 시작했으니, 요즘이야말로 밥상에 앉을 때마다 

정신없이 맛난 것들을 싸 먹고, 비벼 먹고, 정신이 없습니다.

농약 따위야 물론이거니와, 거름도 거의 하지 않고 길러낸, 

상추쌈은 쌉싸름하고, 고소하고, 그래요.

입 안에서 툭툭 끊어지고 물맛만 나는, 그런 무늬만 남새인 것이 아니거든요.

자투리 자리를 마련해서 채소 키우는 것 하고 계시겠지요?

아직 시작하지 못하셨다면, 그래도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화분이든, 스티로폼 박스이든, 뭐든 들여 놓으세요.

권하고 싶은 것은 부추. 쌈채소도 좋지만, 부추는 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요.

재거름을 가끔 만들어서 뿌려 줄 수 있다면 더욱 좋구요.

여튼, 화분에 거름을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베어낼 때 칼로 뿌리를 남기고 베어내면 곧잘 다시 자라납니다.

지금 준비하시면, 여름 장마를 부추전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모종들도 제법 자리를 잡아 갑니다.

이제 뿌리를 내려 가겠지요.




어제 심어서 아직 바닥에 누워 있는 파 모종.

파도 부추만큼 강추.

비 오는 날에는 부추전과 파전을 번갈아 ^^




지난 겨울, 설 지나서 뿌린 완두는 곧 거둘 채비를 합니다.

올해 완두를 꽤 많이 심었어요. (그래봤자, 텃밭이긴 하지만.)

완두는 밀가루 팔 때이거나, 혹은 그 전에 소식을 다시 전하겠어요.

이제는 여름 초입을 떠올릴 때 자연스레 완두콩이 생각나요. (완두 심은 게 몇 번이라고 벌써.)




동네 염소 녀석들도 새끼를 데불고 나와서 풀 뜯느라 정신이 없구요.




봄이와 동동이도 

이제는 당최 집에 들어올 생각 없이,

틈만 나면 온 마을을 뛰어 다니면서 놉니다.




그리고,

봄이네 살림을 가끔 점검(!) 하시는 분들이 가장 기다리실 소식.

밀입니다.

논에도 심었고, 밭 한 도가리에도 심었어요.

논에서 자라는 것은 뭐 그럭저럭, 아주 흉작이랄 수는 없지만,

밭에 심은 것은 무척 키가 작습니다. 앉은뱅이밀의 본성에 충실하달까요.

더 기다릴 것도 없이 결정된 것은, 

밭에서 자라는 밀은 올해 낫으로 벤다.는 것이지요. 

옆 동네 구례에는 뭐시기 클라스 콤바인인가 뭔가 하는 것이 있어서

키가 작으면 그것으로 벤다지만, 밭 한 도가리 베자고 그것을 부를 수는 없는 일.

그래도 밀밭. 밀 이삭. 이것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릅니다.




밀밭을 달리는 봄이.

(이거 엊그제 사진 맞습니다.^^;)

나름 헤어스타일부터 목수건을 거쳐 의상과 타이즈와 마무리로 신발까지.

본인이 손수 완성하신 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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