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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계마을

봄이네. 2013년 12월 월말께.

haeum_se 2013. 12. 25. 17:22



12월이 며칠 남지 않았지만, 봄동은 내내 겨울을 버틸 태세.

저런 모양새로 지내야 겨울을 넘기겠지요.

꼭꼭 어깨를 붙이고 모여 있는 것을 보니 따뜻합니다.

아, 침이 고이기도 하고요.




11월이었죠. 내내 덥다가, 갑자기 추웠더랬습니다.

허나 12월은 그럭저럭 춥지는 않은 겨울.

악양은 그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봄동 솎아다가 사흘동안 아침 밥상에 올려 두고 먹었습니다.

아삭거리고 맛있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봄에 먹는 봄동하고는 다르구나. 그랬습니다.




청경채도 아직 솎아먹을 것이 남아 있습니다.




마늘.




그리고, 아이들이 겨를 덮었던 양파.

겨우내 눈 덮인 때에도 이것들이 있어서 밭이 

푸를 겁니다.




볕 좋은 날에 솥을 걸고 닭을 잡았습니다.

네. 작년과 같이, 수탉이 몇 마리 있었으므로,

장닭 한 마리와 암탉들을 남기고 수탉 세 마리를 잡았습니다.




올해는 제대로 달걀을 얻어 먹지를 못했습니다.

닭들이 먹는 것도 유난스럽게 가리고요.

여튼, 아이들은 

'닭장에서 너희들이 꽁무니를 쫓던 닭들'

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녁으로 닭똥집 장조림을 먹었습니다.




너희들도 겨울을 잘 보내야 한다.

그것이 물론 제 손에 달린 일이기는 합니다만.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어서 기념으로다가

밭을 갈았습니다.

다행히 아직 날은 따뜻하고, 땅은 얼지 않았어요.




설 조금 지나서 완두콩을 심을 겁니다.

그때는 땅이 너무 단단하게 얼어 있을지 모르니까.

지금 갈아 둡니다.

겨울 오기 전에 완두콩을 심기도 합니다만,

싹이 너무 쑥 올라오면 추위에 얼어 죽습니다.

그러니, 봄 소식이 올라 오려고 할 때에 그 때 심으면 됩니다.




상추도 이제 이 모양대로,

더 추워지면, 더 꼬시라져서 겨울을 납니다.

그리고는 봄동 솎을 무렵에 상추쌈도 먹게 되지요.

그때는 상추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잎이 크지도 않지만, 겨울난 시금치처럼 달고 맛이 좋습니다.




봄이 외할아버지는

다섯 번째 생일 선물로 봄이한테 연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뒷산에서 대를 베어다가, 며칠 마당에서 널어 말리고,

살을 붙이고, 실을 매었습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저는

연날리기란 학교 운동장에서 열심히 달리기 하는 것.

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봄이도 동동이도,

밭머리에서 연을 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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