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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네 가게

2014년 햅쌀. + 참기름

haeum_se 2014. 11. 17. 17:27




악양은 대봉감. 시배지입니다.

대봉감 크고 맛있기로 내세울 만합니다.

그에 못지않게 가격도 비쌉니다만,

그것도 없어서 못 팔던 것이 몇 해 전인데,

올해 사정이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전국적으로 대봉감 심은 곳이 많고, (논이 감나무밭이 되었지요.)

올해 어디든 풍작입니다. 악양도 제가 들어온 일곱 해 이래로

손에 꼽을 만한 풍년입니다.

그만큼 감이 팔리는 것이 예전같지 않으니

한해 가장 큰 농사인데, 집집이 더 편치 않을 겁니다.

바깥일을 보고 들어올 때마다

대문간이든 마루든, 홍시 한 상자씩

놓여 있는 날이 많습니다.

홍시는 어떻게 해서도 차에 실어서 보내기가 어려우니까

마을에서 유일하게 대봉감 없는 봄이네한테

다들 한 상자씩 가져다 주십니다.

역시, 감은 나무에 매달려서 홍시가 된 것이 더 맛있어요.

서리도 내렸으니 이제 딴 대봉감은

단단한 것을 깨서 먹어도 맛이 있습니다.




올해 나락 타작을 한 건 11월 3일입니다. 

7년째 타작입니다. 11월에 한 것은 아마도 올해가 처음.

늦는다 해도 10월을 넘기지는 않았는데요.

봄이네는 여름에 밀 타작을 하는 것도 모내기를 하는 것도 

모두 악양에서 가장 늦은 편이지만,

올해는 타작이 그리 늦은 것이 아니었는데도, 11월이었습니다.

그만큼 다른 논도 늦게까지 벼가 서 있었어요.




나락을 널고 봄이 동동이가 

맨발로 나락편다고 돌아다닙니다.

이제는 그럭저럭 별다른 사고치지 않고

일손이 됩니다. 

올해부터, '무투입'의 쌀입니다.

그러니까, 논에서 자란 것을 되돌리는 것 말고는

따로 거름을 해 넣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요즘 '자연재배'라고 해서 '유기농'보다 

더 엄격하다고 할까요. 그런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이런 움직임이 있었고,

우리나라에서 이 농법을 하려는 분들은

일본 농부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닐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자연재배는 작물을 기르고 가꿀 때

자연 그대로와 가장 비슷한 상태로 

가꾸겠다는 원칙으로 짓습니다.

유기농 농사와 가장 크게 다른 점으로 꼽는 것은

'무경운, 무투입'입니다.

논이나 밭을 갈지 않고,

병충해를 물리칠 생약제도 쓰지 않고,

유기농 퇴비도 쓰지 않는 것입니다.

무언가 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는 것이 많아집니다만, 

그만큼 손이 많이 가고, 소출은 줄어듭니다.

봄이네는 무경운은 아니에요.

땅을 가는 것은 <기계+석유>의 힘을 빌어서 합니다.

제초, 그러니까 김을 매는 것은 지난 번 

보여드린 인력으로 밀고 다니는 연장을 쓰고,

그 다음에는 다시 논바닥에 엎드려 손으로 김매기를 하구요.

밀이든 나락이든 타작을 할 때, 알곡만 거두고

나머지는 잘게 썰어서 논에 덮어 둡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소출이 줄어드는 것을 감내하면서

해마다 조금씩 더 이렇게 저렇게 해 보자하고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이 땅 대부분의 농지에서 

'관행농'이라 불리는 농법으로 석유의 힘을 빌어서 

농사를 짓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땅과 농부들이 있어서 소출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이런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이지요.

지금 곧 모두가 봄이네처럼 하면, 그야말로 난리.

양식 모자라는 것이 다른 모든 문제보다 중요한 것이 될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자연재배와 같은 방법으로 농사를 짓자면

농사지을 사람도 턱없이 모자랍니다.

먹을 것을 수입하는 형편까지 계산에 넣기 시작하면

답이 나올 리 없는 상황.

봄이네가 그동안 썼던 유기농자재는 '유박'이라고 하는 것이었어요.
대개 유채씨로 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로 만드는 것입니다.
유채씨 기름이 카놀라유인데,(참치 통조림이 대개
카놀라유를 씁니다.) 이 유박의 원료를 수입해 옵니다.
거의 GMO 작물이지요. 그러니 이 유박도 유기농자재라고
인증을 받기는 했습니다만. GMO 작물로 만든 것인지.
NON-GMO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걸 확인할 수 있고
고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만, 지금 우리나라 형편에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봄이네는 그동안 이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일단 안 쓰기로 합니다.
그러면서 '무투입'까지 함께 결정하게 되었어요.
소출이 어찌 되든, 다른 방법을 찾고
논이든 밭이든 사서 쓰는 유기농 자재는 쓰지 않고,
특히 논은 이참에 무투입의 원칙으로 농사짓는 것까지.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처음 농사지은 것이 지난 여름에 거둔 밀이었고,
밀가루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밀을 베고 유기농+무투입 2년째인 땅에서 심어 기른 쌀입니다.
작년과 같은 값으로 내어 놓습니다.



올해 쌀이 어느 해보다 

기운이 있는 느낌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제야 무투입 첫 쌀이니,

조금 더 몇 해 지켜봐야 하겠지요.

며칠 전에 밀을 갈면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다른 것을 집어 넣지는 않았습니다.




봄이 동동이가 방앗간에서 담아 온

왕겨를 논에 뿌립니다. 




볏짚과 왕겨를 뿌리고

관리기로 논을 갑니다.

그러면 아내가 손으로 밀씨를 뿌립니다.

그리고 다시 관리기로 흙을 덮고.

싹이 나기를 기다려야지요.

해가 갈수록 겨울농사, 그러니까 밀이나 보리를 가는

논이 줄어듭니다.

우리밀 밀가루가 모자란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만,

정작 농사짓는 곳과는 상관없는 이야기.

겨울 빈 논이 늘고. 들판이 더 조용합니다.




밭에서는 마늘이며 양파도 이제 싹이 나서 잘 자라고 있습니다.
완두콩도 이번주에 뿌립니다.



그리고 참기름.

봄이네 첫 참기름입니다.

마늘이 자라고 있는 그 자리에서 베어낸 참깨입니다.

처음에는 익는대로 하나씩 베어내다가 어느 정도 

많이 익었다 싶으면 다 베어서 세워 놓고 말립니다.

들깨는 두들겨 떨어야 하는데,

참깨는 익으면 건드리기만 해도 줄줄 깨가 쏟아집니다.

참깨는 유기농이고,

기름 짜는 것은 동네 방앗간에서 합니다.

지금은 기름 짜는 것, 떡 하는 것,

나락 찧는 것, 가루 내는 것. 

이 모든 것을 하는 곳을 두고

다 '방앗간'이라고 합니다만,

아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모두 집집이 하나씩만 맡아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악양에 있는 방앗간이

원래 하나는 기름집, 하나는 두부집, 하나는 떡집.

그랬답니다. 봄이네가 기름을 짜는 것은

그 전통의 기름집. 지금은 모든 방앗간이

모든 일을 다 하지만, 

여전히 할매들은 지름집.이라고 하는.




봄이 외할머니가 시집 왔을 때부터

이미 유서 깊었던, 백만년도 더 된 기름집의 전통에 따라

참깨를 매 볶아서 기름을 짭니다.

그렇잖아도 참깨도 옹골찬 것인데,

이것을 매 볶으니 참기름병 뚜껑을 여는 것만으로도

기름내가 온 집안 가득입니다.

요즘 생협에서 짜는 참기름은

아마도 참깨를 살짝 볶아서인지 참기름 냄새가

그리 많이 나지는 않지요. 기름집에다가

'참깨를 살살 볶아서 짜 주소.'라거나,

'깻묵에 기름 방울 안 남게 해'달라거나.

뭐 이런 부탁을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기름집을 선택한 순간 모든 것은 이미 결정.

참깨를 매 볶아서 진하디 진한 참기름을

받아들고 오는 일이 남았을 뿐입니다.

그러니 밥을 비벼 먹든, 나물을 볶든,

참기름 넣었다는 사실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참깨를 들들 볶아서

꾹꾹 눌러짜낸 참기름입니다.

이렇게 짠 참기름과 봄이네가 지리산에서 한 산나물,

거디에다가 나물을 무칠 만큼의 조선장을 묶어

<참기름+산나물+조선장> 꾸러미를 마련했습니다.

꾸러미 포장은 선물로도 하실 수 있도록 쌉니다.

(올해 산나물 뜯은 이야기는 여기 haeumj.tistory.com/145)

꾸러미에 함께 넣는 조선장은 

봄이네가 기른 유기농 콩으로 직접 메주를 쒀서 담근 간장입니다.



  봄이네 쌀 (현미 / 백미)

   5kg에 30,000원 

 유기농 + 무투입 

  봄이네 <참기름+산나물+조선장>세트

  (고사리·다래순·누린대순·취나물)

  참기름 75ml + 조선장 100ml + 

  나물 4종류 각 50g에  40,000원

 참깨는 봄이네가 지은 유기농.

 산나물은 지리산에서 절로 난 것.

 조선장은 봄이네 유기농 콩으로 

 직접 메주를 쑤어서 담근 것.



  유기농 매실장아찌(설탕절임)

   500g에 20,000원

 봄이네가 기른 매실
   석류 효소   1병에 50,000원 (500ml)  유기농 석류(하동)
   진달래꽃 효소   1병에 40,000원 (500ml)  지리산 자락(악양) 진달래
   매실 효소
   솔잎(솔순) 효소
   인동초꽃(금은화) 효소   
   1병에 20,000원 (500ml) 

  봄이네가 기른 매실
  지리산 자락(악양) 솔잎(솔순)
  지리산 자락(악양) 인동초꽃



* 첫 배송은 11월 24일(월)입니다. 매주 월요일에 발송합니다.

택배비는 한 번 보낼 때 3,0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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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계좌는 농협 833022-52-067381 전광진입니다.
메일은 haeumj@gmail.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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