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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꼬박 앓아누웠더랬습니다.
악양에 내려온 이래로 가장 되게 앓았어요.
덕분에 알게 된 것은 하동 읍에 있는 의원들은
링게루 주사 놓고, 환자 쉬고 하는 자리를
침대가 아니라 뜨끈한 방바닥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것입니다.
정말 편했습니다. 옆자리 누운 할매가 코만 안 곯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요.

앓기 전에 막 피기 시작하던 감꽃이 
꼭지마다 곱게 말려 올라 있습니다.
감꽃이 피고, 매실을 따기 시작하고,
모내기 하려고 물 댄 논이 하나씩 늘고.
밀도 익어갑니다.

작년, 재작년하고는 정말 다른 분위기입니다.
매실은 수확이 작년 절반쯤이다 하시는 분이 많구요,
감나무도 튼실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섬진강 가까이에서 자라는 하동 배에는
병이 돌아서 이미 열린 과일 가운데 반쯤은 썩었다 합니다.
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나은 것 같기는 한데,
베어서 털어봐야 알겠지요.
아마, 다음 주에는 타작 일을 시작할 겁니다.
타작하고, 널어 말려서 갈무리 할 때까지,
비만 내리지 않으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사진 몇 장 올리려고 봤더니, 당최 조금이나마 알아보게 찍은 게 없네요.
밀 이삭도 들쭉날쭉입니다. 차분히 사진 찍고 앉았을 마음도 아니었어요.
보리도 그랬지만, 밀도 익는다기보다, 마른다고 할 만한 이삭이 꽤 됩니다.


밀깜부기라고 하지요? 작년하고는 댈 게 아닙니다.
올해는 밀쌀을 찧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대신 밀가루와 통밀가루. 이렇게 두 가지로 준비하려고요.








* 덧1
읍에 다녀오는 길에 만난 염소 식구입니다.
어쩌다가 줄이 풀렸을까요. 가까이 가면, 더 놀라 날뛸테고,
가만두면 차가 지날 때마다 놀라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주인은 어디로 가셨는지.
멀리서 보기만 하다가, 식구들 모두 산등성이로 올라가는 것 보고 돌아왔습니다.



** 덧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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