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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외할머니는 재주가 많습니다.
(물론 외할아버지도. 그렇긴 하지만.)
뜨게질도 그 중에 하나이지요.
얼마 전, 실패를 챙기는가 싶더니
한달 사이에 봄이 옷 두 벌을 해 주셨습니다.
얼마만에 하는 건지 모르겠다시면서도,
다른 일 다 하시는 가운데 짬짬이 하시면서도,
무슨 본 같은 건 전혀 보지도 않으시고도,
휘리릭 재깍재깍 옷 두 벌입니다.


봄이 얼굴 실컷 보시라고 오랫만에 봄이 사진 연작입니다.


이렇게 사진 여럿 올리다보니,
그 동안 올려야겠다고 마음만 먹었던 사진들이 생각납니다.
봄이는 옷을 거의 사 입히지 않았거든요.
시골에 내려와서 아이 옷을 사 입혀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정말 고생했지 싶습니다. 돈도 돈이거니와, 인터넷으로만 사기도 그렇고,
나가서 사려면, 진주든 순천이든 도시까지 나가야 하고요.



외할머니의 분홍 손뜨게 안에 입고 있는 옷도 물론 물려받은 것입니다.
늘, 너무너무 고맙게 잘 입히고 있습니다.
옷을 받으면 그것 예쁘게 입혀서 보여드려야지, 
늘 생각만 하고 잘 못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정말이지 고마운 마음은 어디로 도망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봄! 이제는 쫌 기저귀 벗을 때가 되지 않았냐?
뒷간은 기분 좋을 때만 쓰는 게 아니란 말이다.)



꼭 손뜨게가 아니어도, 
시골에서 할매 할배들을 보고 있으면,
뭔가 제 나름대로 '세대론' 같은 게 생깁니다.
서울에서야 이만한 나이의 어른들하고는,
사실 말 섞을 일도 얼마 없지요.



고무신은 전적으로 아진이의 취향입니다. 
가장 좋아하고 즐겨신습니다. 



두번째 작품. 소라색 원피스.
이것은 더 금세.



뭐, 별 거창한 세대론은 아니고,
할매들 세대에 견주면, 우리 세대는
총명함, 손재주, 부지런함, 어우러짐, 유머, 미감.
이런 것들이 형편없어졌구나. 싶은 겁니다.




서울에서 30년을 넘게 살면서 겪어온 사람들에
비하여
마을 어르신들. 사는 모습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 중에 어떤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할매 할배들조차 더 후진 세대를 좇아 
좋은 것을 버리는 형국이 되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세대의 흐름을 보면 
솔직히, 제 자식 세대는 더더욱 상황이 좋지 않겠구나 싶습니다.
먹는 것도, 배우는 것도, 노는 것도
뭐 하나 나아질 게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봄이는 잘 크고 있습니다.
엎어져 우는 일이 너무 많아지지만 않는다면,
또, 쉬하고 응가를 조금만 성의있게 가려준다면,
그리고, 또, 음..
동동이도 잘 자라고 있구요.




밀 타작하고, 모내기하는 일이 곧.입니다.
금요일에 비가 조금 온다고 하니, 그것 지나고 나면 시작하겠지요.
매실을 키우는 집들은 며칠 전부터 매실을 따기 시작했습니다.
봄이네도 땅이 조금 더 있으면 얼른 매실하고, 배하고, 유자 같은 과일나무부터 심을 텐데요. 쩝.
매실 효소 직접 담그시는 분도 계시겠지요?
저희가 유기농 설탕 쓰는 거 보고 물어오신 분도 있으신데요,
유기농 설탕을 조금씩 사서 쓰시려면 이곳을 참고하세요.





올해도, 제비가 와서는 집을 한 바퀴 둘러만 보고 갔습니다.
제비가 와서 집 지으면, 제비똥 때문에 골치라는데,
그래도, 봄이는 새를 너무 좋아하거든요.
내년이든, 그 이듬해든 처마밑에 제비집 붙은 걸 보면 좋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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