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_01에서 이어지는 것. 0809 김매러 갈 때, 아이들이 종종 따라나선다. 우리 논에는 논물 드는 물길이 개울처럼 흘러들게 되어 있다. 봄이와 동동이는 그 좁은 자리에서 몇 시간이고 물장난을 친다.그렇게 놀고는 동동이는 짐차 뒷자리에서 자고, 봄이는 저 혼자 더 논다.이날은 날씨도 좋고, 김매기도 얼추 끝이 보이는 때여서, 잠시 여유를 부려가며 일하다 말고 사진도 찍었다. 그러니까, 이런 사진을 그저 평소에. 찍을 수 있다는 게,아이한테나 나한테나 좋은 것 아니냐. 으쓱해지는 게 있다.물론, 그런 것은 사진같은 풍경이 금세 지나가듯, 지나가지만. 0809 날은 저녁까지, 깜깜해질 때까지 좋았다.위에 불 큰 것 두 개는 뒷집.맨 아래가 봄이네 집. 0812 날이 그리 덥지 않았다.벼르고 벼르다가..
가끔씩이기는 해도, 블로그에 종종 글을 올리다 보니, 틈나는 대로 애써 사진을 찍는다. 사진이 없으면 글이 잘 이어지지 않고, 또 사진이 없는 기억은 쉽게 사라지게 되었다. 지난 일을 찍어 놓은 사진이 많으니까, 어지간한 일들은 사진에 있을 거라 믿고, 까먹어 버리는 것이다. 폰에 담긴 전화번호나 마찬가지. 하지만, 필요한 기억을 끄집어내려고, 사진을 들춰보는 일은 별로 없다. 사진은 너무 많고,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당연히.) 사진기를 들 여유가 없다. 여튼, 해마다 이상한 날씨의 여름. 8월이지만, 여름이 지나버린 것은 분명하다. 아래의 것은 지난 여름 사진기를 들었던 순간들 가운데 몇몇 장면.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 하나에 이야기 하나 졸가리가 잡혀 있었지만, 지금 모아놓으니, 간단한 장면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