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출근하는 일이 없으니, (요즘은 내내 컴 앞에서 일을 하긴 합니다만.) 아이보는 일 가운데 제 몫인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낮잠을 재우는 일과 손톱을 깎는 일. 오늘은 날이 무척 추워서 마당에 수도도 얼고, 봄이 외가집에도 물이 안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고, 한데 나와있는 작은도서관 수도도 얼어서 터지고 그랬지요. 그래도 바람은 없어서, 한낮이 되니 겨울볕이 제법 따뜻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뛰어노는 아이를 데리고 나갑니다. 논둑에 올라서서 자장가를 흥얼거리면 봄이는 막 뛰어놀다가도 찰싹 안겨서 어깨에 머리를 기댑니다. 잠투정이 거의 없는 아기입니다. 이제 두 돌이 지나서 무끈한 것이 얼른 잠이 들면 좋겠다 싶기도 하지만, 점심을 먹고, 저 또한 조금 나른한 기분으로 구불구불..
유자차를 담고 보내드리고 하는 사이 아주 추운 겨울이 되었습니다. 유자차말고도, 다른 일들이 많아서 한동안(그리도 당분간 앞으로도) 저와 아내와 마감모드이다보니, 간간히 올리던 소식도 적지 못 했네요. 봄이는 한 달쯤 전에 두 돌이 되었구요. 논에 밀싹이 났나 둘러보러 가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요즘은 시골에도 어디서든 쌩쌩 달리는 차 때문에 아이가 맘껏 뛰놀아서는 안 되는 곳이 많지요. 논 앞 길은 예외입니다. 물론 여기도 차가 다니기는 하지만 아주 멀리까지 잘 보이니까요. 갑자기 차가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아진이는 늘, 논 앞길을 뛰어다닙니다. 무엇을 잘못했는가. 논에 뿌려놓은 밀에서는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싹이 나지 않기도 참 어렵다 하는데, 어쨌거나, 지금까지 밀에서 싹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
유자차와 모과차 보내드렸습니다. 우체국 택배로 갑니다. 이번에 병을 바꾸면서, 처음으로 유리병을 스티로폼 상자가 아닌, 종이 상자에 담아서 보내드렸습니다. 잘 도착할지 모르겠네요. 받지 못 하셨거나, 깨졌거나, 빠진 것이 있거나, 다른 것이 왔거나, 말씀해 주세요. 작년에도 드셨던 분이시라면, 올해 것 맛에 대한 품평도 고맙겠습니다. ^^; 유자차는 작년 거제도 것에 견주면 향은 더 풍성하지만, 약간 아릿한 맛이 남는 것 같아요. 이것이 남해 유자의 특징인지, 올해 날씨 덕분인지, 그도 아니면 저희가 딴 (방치) 유기농 유자만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모과차는 처음 담근 것인데, 다행스럽게도 기대했던 만큼.입니다. 감히 인사동 모과차 옆에 슬쩍 놓아보고 싶군요. __; 겨울, 건강히 보내세요. *** ..
**여기에 덧붙여,알려드릴 것. 주문하신 분께는 전화로도 알려드리겠지만, 봄이네에 사정이 조금 생겼습니다. 그래서 12월 13일 월요일에 발송하려던 것을, 그 다음날인 12월 14일 화요일에 발송합니다. 15일,16일쯤에 받으시겠지요.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구요. 혹시, 이 날짜에 받기 어려우시면 꼭 말씀해 주세요. 하루 더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 장날, 읍내에서 모과를 찾았습니다. 화개 골짜기, 쌍계사와 칠불사가 있고, 아래로는 그 유명한 화개장터가 있는 곳. 악양면하고 붙어있어요. 그 골짜기에서도 조금 위쪽, 부춘이라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자란 모과랍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작년에는 칠불사에라도 한번 다녀왔는데 말이지요. 단풍이 이제 다 지나고 있어요. 11월 햇볕이란, 나무..
* 미처 챙겨서 알려드리지 못 한 것들. 01 _ 입금은 12월 5일까지 부탁드릴게요. 02 _ 택배비는 주문량이 많아져도 3,000원입니다. 03 _ 제가 Gmail 계정을 쓰는 까닭에 다음이나 네이버 메일에서 제공하는 수신확인 서비스가 안 됩니다. 그래도 요즘은 적어도 이틀에 한번은 메일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 오랫만에 소식.입니다. 무언가 적어두고 싶었던 것, 몇 장의 사진, 벼 타작하고, 밀 씨 뿌리고 한 일. 몇 권의 책 이야기. 따위. 한동안 마감 모드로다가 철야에 가까운 특근 중입니다. 앞으로도 얼마간 그리 해야할 것 같아요. 짬짬이, 미뤄둔 소식들 적을 여유가 생기겠지요. 오늘 말씀드려야 할 것은, 올해도 봄이네에서 유자차 담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작년에 유자차를 담가서 크게 실수한 ..
전광진씨. 바쁘지요? 내 바쁜 거 다 아는데, 오늘은 다 치우고 고마 오소. 꼭 오소. 아침 8시쯤 농업기술센타 공무원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언제가 되었든, 이 공무원 아저씨에 대해서도 한번 글을 써야 할 텐데요. 농사 공무원이 다 이 아저씨만 같으면, 우리 농업이 이꼴이 났을리가 없지요. 여하튼 전화를 걸어오신건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통화를 한 것도 1년만? 오후에 두 시간.이라고 하셨으니 두말않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오후에 시연을 한다고 한 것은 [생분해필름을 이용한 볍씨 무논 멀칭 직파] 시범이었습니다. 모내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물댄 논에 볍씨를 직접 뿌리는데, 그걸 스스로 썩는 비닐로 덮으면서 점파를 한다는 것이었지요. 뭐 여하튼 모내기 안 하고, 일 줄어든다니까, 잡초 걱정 안 한..
다녀왔어요. 집안의 기념할 만한 때를 준비하야 아내가 따로 모아놓은 돈이 있었죠. ^^; 여행은 밤에 떠나는 배를 타고 시작되었습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 저와 아내와 봄이. 첫날은 비가 왔습니다. 덕분에 따뜻한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비를 맞았지요. 둘째날은 맑고 따뜻합니다. 식구들끼리 거니는 것이어서,(그러고 보니 구성원이 할매, 할배와 임산부와 두돌 안된 아이와.) 그저 다닐 만큼 다닙니다. 하루종일 온 식구가 함께 걷고 이야기하고 그러니, 아무래도 가장 신난 건 아진이. 밥상은 이미 모든 일이 치뤄진 다음이라, 어수선하고 황량합니다만, 국수도 아주 맛있었고 또, 봄이가 앉아있는 의자도 마음에 들었어요. '식당 전체에 몇 개'가 아니라, 다다미 방에 올려진 밥상마다 하나씩 딸려있던 아기 의자.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