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를 벴어요. 올해 봄이네 논은 나락이 많이 났습니다. 해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이제는 얼핏 보기에는 옆집 논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 기분입니다만. 타작을 하고 밀을 심기 전에, 풀거름을 하고 있을 때에 윗논 어르신이 말씀하셨지요. 거 저쪽 구석에 손을 좀 더 봐야지. 나락 한 가마니는 더 났을 건데. 하하... 네. 논 농사 10년이어도 아직 나락 한 가마를 까 먹고 있네요. 논 둘레로 벼를 베다가 만난 멧밭쥐 집이에요. 손바닥 안에 올라가는 크기예요. 멧밭쥐는 요즘은 많이 드물다고 하는데, 봄이네 논에서는 거의 타작할 때마다 보니까요. 벼 포기 사이에 저렇게 집을 지어 놓고 벼를 타고 오르내립니다. 쥐 가운데 가장 작은 녀석이에요. 벼 이삭위에도 서 있고 그런다고 해요. 도감 일을 하면..
악양은 대봉감. 시배지입니다.대봉감 크고 맛있기로 내세울 만합니다.그에 못지않게 가격도 비쌉니다만,그것도 없어서 못 팔던 것이 몇 해 전인데,올해 사정이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전국적으로 대봉감 심은 곳이 많고, (논이 감나무밭이 되었지요.)올해 어디든 풍작입니다. 악양도 제가 들어온 일곱 해 이래로손에 꼽을 만한 풍년입니다.그만큼 감이 팔리는 것이 예전같지 않으니한해 가장 큰 농사인데, 집집이 더 편치 않을 겁니다.바깥일을 보고 들어올 때마다대문간이든 마루든, 홍시 한 상자씩놓여 있는 날이 많습니다.홍시는 어떻게 해서도 차에 실어서 보내기가 어려우니까마을에서 유일하게 대봉감 없는 봄이네한테다들 한 상자씩 가져다 주십니다.역시, 감은 나무에 매달려서 홍시가 된 것이 더 맛있어요.서리도 내렸으니 이제 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