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출근하는 일이 없으니, (요즘은 내내 컴 앞에서 일을 하긴 합니다만.) 아이보는 일 가운데 제 몫인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낮잠을 재우는 일과 손톱을 깎는 일. 오늘은 날이 무척 추워서 마당에 수도도 얼고, 봄이 외가집에도 물이 안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고, 한데 나와있는 작은도서관 수도도 얼어서 터지고 그랬지요. 그래도 바람은 없어서, 한낮이 되니 겨울볕이 제법 따뜻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뛰어노는 아이를 데리고 나갑니다. 논둑에 올라서서 자장가를 흥얼거리면 봄이는 막 뛰어놀다가도 찰싹 안겨서 어깨에 머리를 기댑니다. 잠투정이 거의 없는 아기입니다. 이제 두 돌이 지나서 무끈한 것이 얼른 잠이 들면 좋겠다 싶기도 하지만, 점심을 먹고, 저 또한 조금 나른한 기분으로 구불구불..
* 미처 챙겨서 알려드리지 못 한 것들. 01 _ 입금은 12월 5일까지 부탁드릴게요. 02 _ 택배비는 주문량이 많아져도 3,000원입니다. 03 _ 제가 Gmail 계정을 쓰는 까닭에 다음이나 네이버 메일에서 제공하는 수신확인 서비스가 안 됩니다. 그래도 요즘은 적어도 이틀에 한번은 메일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 오랫만에 소식.입니다. 무언가 적어두고 싶었던 것, 몇 장의 사진, 벼 타작하고, 밀 씨 뿌리고 한 일. 몇 권의 책 이야기. 따위. 한동안 마감 모드로다가 철야에 가까운 특근 중입니다. 앞으로도 얼마간 그리 해야할 것 같아요. 짬짬이, 미뤄둔 소식들 적을 여유가 생기겠지요. 오늘 말씀드려야 할 것은, 올해도 봄이네에서 유자차 담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작년에 유자차를 담가서 크게 실수한 ..
7월이 가기 전.이라고 말씀드렸지만, 며칠 늦어졌습니다. 기다리신 분도 있을 거라 지레 짐작 해 봅니다. 죄송합니다. 해를 넘기고 처음 가게 문을 여는 것이라 글이 깁니다. (봄이네 살림에도 이렇게 스크롤 압박이 대단한 글이 올라오다니, 저 스스로도 놀랍습니다. 다음부터 혹여 이만한 길이의 글이 올라온다면, 반드시 따로 보실 수 있게 pdf 따위를 첨부하겠습니다.) 정도의 내공에 올라섰으면 간단 명료하게 글이 끝날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뭐 그 정도는 아니라는 자체 심사 결과가 나왔으니, 그 뭔가를 어찌 만들었나 설명이 길어집니다. 가장 중요한 품목이었던 밀가루는 내년으로 미루어지고, 푹푹 찌는 여름, 봄이네 가게에서 선 보일 것들은, 1. 쨈 : 매실쩀, 살구쨈, 배쨈 올 여름 새로 졸인 쨈은 매실쨈과..
쌀이나 유자차, 석류 효소, 콩은 별다른 일 없이 잘 갔지만, 배쨈은 저희가 잘 확인을 못 했어요. 배쨈을 충분히 여러 번 만들어 보지 못 한데다가. 유기농 설탕으로 만든 건 처음이었지요. 정제 설탕으로 만든 것하고 크게 다르지 않겠거니 하고 보내놓고는, 그제서야 담아 두었던 쨈 뚜껑을 열고 빵에 발라먹어야겠다 했지요. 어어엇, 헌데 이게 너무 되직한 거예요. 게다가 너무 추운 곳에 두었더니 꿀이 소는 것처럼, 몽알몽알 단 알갱이가 생겼지 뭡니까. 꿀을 따는 분들은 그렇게 말해요. '꿀이 솔다.'라고 하는데, 마치 설탕 알갱이처럼 당분이 맺히는 거죠. 여튼, 좋은 재료 썼다고 비싸게 받아서 처음으로 나눴던 건데, 이 모양이라니. 부랴부랴, 과수원에 전화부터 했지요. '저 혹시 배 남은 것 있나요?' 다행..
지난 6월 중순. 모내기하려고 논 고르고 물 댄 모습. 사진을 찍어 놓으면 얼마나 넓은지 잘 알 수 없다. 어느 쪽에서 찍어도 마찬가지다. 여기는 아랫도가리. 400평-두 마지기가 좀 넘는다. 윗논 할배가 말씀하시길 이렇게 크게 정리하기 전에는 이 논이 작은 도가리 여럿으로 나뉘어 있었다 한다. 아마도 가장 마지막에는 포크레인이 들어와서 작업을 했겠지. 그렇다 해도, 당최 언제부터였을지 모를 시간동안 할매 할배들이 땅을 고르고, 돌을 쌓고, 농사를 지어오지 않았다면... 여튼 논에 갈 때마다 그 생각이 든다. 얼치기 도시내기를 만나서 논도 고생이구나. 1년 반 사이에 물길은 울퉁불퉁해지고, 논바닥에 모래도 생기고, 그래도 지나는 어르신들, '잘 해 보라, 젊은 사람이 들어와 고생한다.' 한마디씩 거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