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논 - 첫번째 - 타작
면사무소 앞에는 슈퍼마켓이 하나 있습니다. 서울이라면 그저 동네마다 있는 마트 정도이지만, 이곳에서는 면에서 가장 큰 가게이지요. 가게에 통 가는 일이 없는 할매 할배를 빼고는 어지간한 면 사람들은 다 드나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타작이 한달쯤 남았을 때, 가게에 들렀더니 주인 아주머니가 걱정스러운 듯 묻습니다. '나락 잘 됐나?' 그때만 해도 과연 올해 타작을 할 수나 있을지 걱정스러운 상태였습니다. 농약 안 친거야 우렁이가 대신 해 줘서 그럭저럭 풀은 없었지만, 비료 안 하고, 그나마 유기농 자재라고 사다가 넣은 퇴비나 효소 따위는 타이밍 놓쳐, 양은 모잘라, 성분은 신경 안 써. 게다가 물대기도 엉망이었지요. 덕분에 타작할 때가 되어가는데도 나락 사이로 골이 훤히 드러나서 논바닥이 보입니다. 남들 ..
부계마을
2009. 11. 13. 0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