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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봄이네가 하동읍에 곰국과 비빔밥.이라는 밥집을 열었지요.
며칠 전 가게를 정리하고, 집기들을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아직은 집 여기저기, 짐들이 조금 늘어져 있지만,
곧 제자리를 찾아 들어가겠지요.
2012년 봄에 시작되었던, 곰국과 비빔밥은
조금 일찍 문을 닫게 되었지만...
봄이네 가게를 어여삐 여겨 주시고,
응원해 주신 것 잊지 않겠어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지난 겨울 유자차도, 모과차도 담글 수 없었던 까닭이기도 했던,
상추쌈 출판사의 첫 책이 나왔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상추쌈 로고를 받았다고 적었던 것이
2010년 봄이었습니다.
로고를 받고 3년 만이네요.
아마 첫 책의 원고를 받은 것은 그보다 일찍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오래전에 원고를 받고 일을 시작한 첫 책은
건강에 관한 책입니다.
제목은 <스스로 몸을 돌보다>
시골에 내려와 살 때에 가장 고민이 많이 되는 것, 어려운 것.
그러니까 분명하게 도시와 다른 삶을 선택하게 되는 결정적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지는 대목.
그게 교육과 의료.라고 합니다.
저는 그것보다는 먹는 것.이 조금 더 중요한 변화이지 않나 싶지만,
어쨌거나 교육이나 의료가
머리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문제인 것 만큼은 틀림없습니다.
봄이네살림이 효소(설탕발효액)를 담그잖아요.
아마도 이 책 작업을 하지 않았다면,
효소를 찾는 당뇨나 암 환자분께 멋모르고
마구 팔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가끔씩 그런 분들이 계셨거든요.
진달래나 솔잎이나 도라지 효소 같은 것을 아주 많이 주문하시는 분이요.
그럴 때마다 혹시 약 삼아 드시려는 것이 아닌지 여쭈어 보았어요.
암 투병 중인 분도 있었고, 당뇨나 고혈압 환자 분도 있었고.
여튼 그럴 때는 효소든 쨈이든 팔 수가 없어서,
간단한 설명과 함께 그런 거 드시지 말라 했습니다.
꽤 오래 투병 중이셨던 분도 의아해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어떤 방법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지는 결국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병원이나 의료 시스템이 아닌, 다른 쪽은,
그저 그렇게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 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 책이 그런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은 오른쪽 상추쌈 출판사 링크를 따라 가시면 볼 수 있어요.
어쨌거나 (아주아주 오래 끌었던) 첫 책이 나오고 나니,
또, 무언가 새로운 길이 열린 기분이에요.
첫 책이 나오고 나서 동네 사람들과 간단히 밥도 먹고,
이야기 나누고 그랬던 자리가 무척 좋았던 것도 그런 까닭일 거예요.
(그날 어지러웠던 봄이네를 기록한 고마운 이웃의 블로그는 여기. )
책은 두껍기는 하지만, 꽤 재미있게 일을 해서,
그 얘기도 조금씩 올려볼게요.
도무지 겨울이 물러날 기세가 아니네요.
밭에 밀싹도 아직은 기운이 별로 없고요.
상추며 시금치도 땅바닥에 찰싹 붙어 있어요.
그래도 곧, 봄 소식. 전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