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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쌈에서 낸 책 이야기입니다. 벌써 책이 나온 지 두 달이 되었어요.
꿀벌과 시작한 열일곱.
서울에서 도시 양봉을 하신다는 분께서 책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벌통 앞에 놓여진 책이 잘 어울렸어요.




아이들과 학교에 걸어가는 길 중간쯤에, 벌통을 하나 놓고 벌을 치는 집이 있어요.
벌통 앞에 가만히 앉아서 꿀벌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걸 지켜봅니다. 
귀여워요. 벌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이들도 벌통 앞에서 한참 봅니다.

이 책은 일본의 고등학생들 이야기예요.
아주 시골이에요. 나가노 현입니다.
일본에 있는 고등학교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답니다.
해발 967m.
일본도 시골의 농업 고등학교라는 것은,
명문대학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가는 학교입니다.
입시 환경이라는 게 한국과 비슷해요.
이 학교에 치하루라는 여학생이 입학합니다.
농업고등학교라서 지역의 농부들을 찾아다니면서
현장 학습 같은 걸 해요.
그러다가, 꿀벌을 발견,합니다.
학교에서 키워 볼까?
양봉부 동아리도 만들고.




그렇게 해서 시골 고등학교에 양봉부가 생겨요.
벌통 가져다 놓고, 지역의 양봉 농가에서 일을 배우고,
숲을 가꾸는 사람들, 지역 특산물을 만드는 사람들,
벌 연구자, 요리사...
벌을 키우려다 보니까 여러 사람을 만나게 돼요.
마을의 자연이 벌한테 어떤 환경일까, 이런 생각도 하게 되고요.
등교할 때 들여다 보고,
벌통 앞에 앉아서 도시락 까 먹고,
기분 안 좋으면, 벌통 앞에 가만히 쪼그려 앉아 있고요.

3년 사이에,
일본에서도 찾기 어려운 고등학교 양봉부.
후지미 고등학교 양봉부,
여기에서 즐겁고도 기적같은 일들이 펼쳐집니다.
방송에서도 소개가 되고요.
우연히 이 방송을 애니메이션 극작가가 봅니다.
일본에서는 최고 시청률이지요.
〈사자에 씨〉, 〈치하야후루 1〉, 〈치하야후루 2〉, 〈스티치!〉
이 작품들 대본을 쓴 모리야마 아미였어요.
극작가는 나가노까지 찾아갑니다.
이미 학교를 졸업한 치하루와 양봉부 친구들, 마을 사람들.
오랫동안 양봉부 이야기를 듣고서 책을 씁니다.
청춘영화, 성장영화 대본 같아요.
금세,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습니다.
(그리고, 책을 번역한 정영희 씨는 한동안
점봉산에 살면서 직접 토종벌을 치기도 했다는.)

시골 살림 10년을 지내 오면서,
이 책이 유난히 특별한 구석이 여럿 있었어요.
그 이야기들도 나중에 다시 적어 보겠습니다.
다행히 청소년 추천도서 같은 것으로 권해 주시는 
선생님도 많으시고, 
삶의 진로 같은 것을 고민할 때에 읽으면 더 좋겠다 
하시는 분도 계셨어요.
여러 독자분들 덕분에 얼마 전에
2쇄도 찍게 되었고요.
살고 계시는 도서관에도 한 권씩 신청해 주시길 부탁드릴게요.




2쇄에서는 고칠 내용인데요. 바로잡습니다.
  1. 52쪽 1줄 : 토종벌를 -> 토종벌을
  2. 189쪽 4줄 : 2012년 -> 2011년

<책 소개 글들이에요>

한겨레 기사

오마이뉴스 기사

북매거진 나비 기사

아침독서운동이나, KTX 월간지 책 소개, 월간 작은책에서도 다루어 주셨죠. 고맙습니다.

출판저널 507호 편집자 기획노트에는 제 짧은 글이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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