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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계마을

밀 타작

haeum_se 2010. 6. 15. 17:09


드디어,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늦었고, 초여름이라고 해 두죠.
사진이 한 컷도 없는 것은 
밥 먹을 때 사진기 챙겨야지, 했던 것이
장화 신고, 낫 챙기고, 하는 사이 새하얗게 지워지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매 끼니마다 되풀이됩니다.
짤막하게라도, 밀 타작에서 모내기로 이어지는 
봄 이중일을 '날마다' 올려보겠다는 결심을 한 것은
물론, 작년 일이 쫌 가물가물한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콤바인을 위하야 논 가장자리를 따라 밀을 베어냈습니다.
기계로 베다 보면, 맨 가장자리는 제대로 베지 못 하고 남겨지거든요.
중부 지방이나, 뭐 어지간한 동네는 이미 모내기를 끝냈습니다.
악양에도 모내기 끝낸 곳이 많지요.
하지만, 밀 농사를 짓는 집은 모내기가 늘 꼴찌입니다.
(따라서 가을 타작도 늦어집니다.)
보리에 비해서 매 익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집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올해 밀 수확량은 작년에 견주면,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합니다. 
봄이네도, 타작을 해 보아야 알겠지만, 나아보았자 거기서 거기일 겁니다.

오늘, 비가 몇 방울 떨어졌습니다. 
내일 날이 괜찮으면, 콤바인이 들어와서 타작을 할 겁니다.
타작을 하면, 햇볕에 널어말려야 하니,
(봄이네는, 건조장 안 갑니다. 햇볕에 말려요. 
그게, 품은 많이 들고, 돈은 안 듭니다. ㅠ.ㅠ 
밀가루 맛이 좋아지고, 영양이나 보관이나
여러 모로 좋다고는 합니다만. 쿨럭.)
밀을 널어말릴 건조망을 꺼내서 준비하고,
봄 가을, 이렇게 한 해에 두 번만 쓰는 몇 가지 연장도 꺼내서 닦아놓습니다.
밀을 담을 새 푸대도 준비합니다.
콤바인 조수석에 올라탈 생각을 하니,
벌써 온 몸이 깔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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