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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계마을

안부

haeum_se 2010. 9. 25. 19:46

 

대파 한 단은 만원.
오이 두 개는 오천원.
배추 한 통은 칠천원.
상추 한 근은 만원.
시금치 한 움큼은 오천원.
무 한 개는 사천원.


11월에 다시 공사를 할 예정이라 자재도 부려야 하고,
작업도 해야 해서, 그냥 놀려두었던
마당 한 켠에 부랴부랴 모종도 심고, 씨도 뿌리고 했습니다.
뭐든 나는 만큼이라도 거둬서 먹자 했지요.
사진에 싹 난 것들이 제대로 자란다면(물론 그럴리는 없지만.)
대략 십만원쯤?



모종은 심은 지 며칠 되지 않아서
금세 가난한 사람들처럼. 그렇게 어린 것이
또 누군가 잎을 갉아먹어버렸습니다만,
이틀이 지난 오늘 아침에는 다시 멀쩡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담장에는 박이 자랍니다.
박나물은 노각 비슷하지만,
노각처럼 시큼한 맛은 없고, 담백하고 시원합니다.
씹을 때도 우무 비슷하게 찰랑한 느낌이 납니다.
큰 것을 따 먹고, 며칠만 있으면,
작은 것이 그만하게 자랄 겁니다.



하, 이것은
그때쯤, 또 작은 주먹만한 박이 되어 있겠지요.



논에 벼들도 잘 자랍니다.
어려운 한해를 버티고 있습니다.
올해처럼 날이 좋지 않을 때는
약 안 치고, 비료 안 한 것이, 더 튼튼하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추석에 다녀온 경기도 어느 마을에는
벼가 많이 누워있었습니다.
물에 잠기는 것도 가난한 사람부터이듯,
논바닥에 누워 일어나지 못 하는 벼도
기운없는 늙은 어르신 논부터입니다.


*봄이네는 며칠 온 식구들이 나들이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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