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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내내 꼬박, 어려운 날씨였습니다.
봄이네처럼 그리 농사가 많지 않은 집이라 할지라도,
시골에서 지내고 있으면, (농사 말고 또 다른 많은 일에서도)
날씨에 따라 사람의 삶이란 얼마나 쉽게 휘청일 수 있는지
마음을 졸이고, 몸뚱이가 고생을 하면서 알게 됩니다.



12월이 되어서도 날씨는 여전합니다.
밭에서는 얼마 전 잘라먹은 부추에서 다시 싹이 납니다.



악양이 볕 좋고, 따뜻한 곳이라고는 합니다만,
그래도 지금은 12월인데 말이지요.
상추가 이런 모양으로 자라고 있을 계절은 절대 아니어야 하는데요.



밭에는 시금치, 상추, 부추, 쑥갓에 또 몇 가지 푸성귀까지.
몇 잎 뜯어다가 된장 한 종지만 놓고 쌈밥으로 끼니를 때울 지경입니다.



이렇게 파릇파릇한 게,
밥 먹는 순간에야 좋지만, 그뿐입니다.
가을에 갈무리 해 놓은 것,
겨울 농사 하는 것은 다 엉망이에요.




옆 동네 구례는 아직도 밀을 갈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악양은 11월에 대개 밀을 뿌렸습니다만, 논마다 거의 대부분 보리며 밀을 갈았을 때에
한여름 장마 같은 폭우가 내렸지요. 그래서 논들이 다 물에 잠겼습니다.
아직 싹이 나지 않은 밀씨는 다 '녹아삐맀'구요.
사진 앞 쪽에 맨 흙이 많이 드러난 곳이 물에 잠겼던 쪽입니다.




그래도 반대쪽에서 보면, 이렇게 멀쩡하지요.
봄이네 논은 악양에서도 아주, 아주 좋은 편이에요.
여러 가지로 운이 좋았지요. (그만큼 논 농사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이도 하고요. __; )



바로 아래 논이에요. 봄이네하고 같은 마을 사는 할매가 농사를 짓지요.
저희보다 며칠 일찍 밀을 갈았던 논인데,
밀싹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물에 잠겨서
씨가 싹 다 녹아삐맀어요.
올 겨울 농사는 이걸로 끝입니다.
여기에 다시 종자 뿌릴려면, 정말, 아무것도 남는 것 없이
돈을 까먹으면서 해야 하는데요, 그러기도 어렵거니와
한번 폭우가 내린 이후로는 꼬박꼬박 닷새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린 덕분에
씨 뿌릴 날 잡을 수도 없었지요.



앞,뒤,옆으로다가 다 위에 논 같은 사정들이니
논 두렁에 서서 쑥쑥 자란 밀싹을 보고 있는 것도,
그저 좋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순간에 다른 논들처럼 될 지 모른다는
걱정도 아주 찰싹 달라붙어 있고요.


자, 날씨 얘기는 또 또 하게 될 테니, 이만 하고
이제 유자차 소식입니다.
지난 번 글에 유자밭 주인네가 했던 이야기 적어두었습니다.
원래 그런 글 있고나면
다음번 소식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무사히 유자차를 담갔습니다.' 하는 것이 순서이겠습니다만,
[이번 겨울은 유자차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다가 버팅길 것]
이것이 올해 하늘의 뜻입니다.
작년에 유자차를 보내드릴 때에 3병 1세트에 2만원 했지요.
봄이네가 남해 유자밭에 가서, 따는 일까지 직접 한 덕분에
유기농 유자를 조금 싸게 가져왔습니다. 그집 유자밭은 사람 다니구러
풀 베는 일 하고, 유자 따는 일 말고는 다른 일이 없는 밭이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어림 계산을 했을 때에 유자값+설탕값+포장비+발송비 = 약 15,000원 이상.
남해를 오갈 때와 포장재를 사러 오갈 때 기름값, 남해 가는 길목에서
사 먹은 꽈배기와 찹쌀 도나쓰 값 따위, 이미 집에 마련해둔 자잘한 것들 따위는
일단 제끼고. 물론 일한 품삯은 말할 것도 없고.
뭐, 원래 울 나라에서 농산물은 계산할 때 일한 품삯 쳐서 값 매기는 것 없습니다.
'서울 계산기로 두들기믄 답 안 나와.'이지요.

올해 유자 값이 작년 2.5배쯤입니다.
공식적인 가격이 그렇고, 작황이 워낙 안 좋으니
작년처럼 덤으로 얹어줄 수 있는 것도 없어서
실제 가격은 더 오른 셈이에요.
그래도 얼마쯤은 담글 수도 있겠습니다만.
유자밭 주인에게도 그렇고, 봄이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그렇고
올 겨울에 유자차를 낼 수는 없겠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언제 다시 써보겠지만, 여기에서 지내면서
먹을거리에 대해서 태도가 크게 바뀐 것이 있습니다.
'먹고 싶은 것을 먹는다.'에서
'있는 것, 나는 것을 먹는다.'로.



올해 모과입니다.(유기농이라기 보다, 암것도 안 하고 따기만 하는 산골짝 방치농 모과)
물론 작년과 같은 나무에서 난 모과이지요.
담그는 것은 작년 글을 보시구요.(이런...)
http://haeumj.tistory.com/66



유기농 모과와 유기농 설탕으로 담근
모과차는 이미 항아리에 들어가서 맛이 배어나고 있구요.
적당히 숙성되어서 발송할 수 있는 첫 날짜는 12월 27일(화)입니다.
유자차가 없으니, 모과차라도 넉넉해야 할 텐데, 
올해는 모과차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모과차 말고, 지난 가을에 갈무리해서 새로 마련해 놓은 것으로
배쨈과 유기농 메주콩도 있어요.
메주콩 값도 작년에 대면 가뿐히 두배가 넘는 지경이고,
설탕값도 달마다 꾸준히 올라갑니다.

여하튼, 얼른 겨울답게 추워지길 바라면서.
아래에 봄이네 살림에서 받아보실 수 있는 것을 정리했습니다.
 * 효소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올해 것(2011년산)이에요.
 * 모과차와 쨈, 효소에는 적어놓은 재료와 설탕만 넣어요. 설탕은 모두 브라질산 고이아사 유기농 설탕이구요.
 * 모든 재료는 유기농(혹은 방치농...)입니다. 배쨈을 졸인 배만 '저농약 농산물'이에요.

** 배송비는 보내는 양에 상관없이 한 군데 한 번 보낼 때에 3,000원이에요.
** 일주일에 한번 월요일에만 발송합니다. 
** 주문은 여기에 댓글, 혹은 메일로 해 주시면 됩니다. haeumj@gmail.com
** 계좌번호는 농협 833022-52-067381 전광진 입니다.

** 살구쨈은 이제 남아 있는 것이 없네요. 내년에 다시 졸일 수 있기를..

  모과차   3병 1세트에 20,000원 (1.68kg)  유기농 모과(화개)
   배쨈
   매실쨈
   살구쨈(마감되었어요.)
   1병에 9,000원(240g)  저농약 배(하동)
 봄이네가 기른 매실
 유기농 살구(악양) 
   석류 효소    1병에 50,000원 (500ml)   유기농 석류(하동)
   진달래꽃 효소    1병에 40,000원 (500ml)   지리산 자락(악양) 진달래
   매실 효소
   도라지 효소 
   솔잎 효소
   인동초꽃(금은화) 효소   
   1병에 20,000원 (500ml)    봄이네가 기른 매실
  지리산 골짝(화개) 도라지
  지리산 자락(악양) 솔잎(솔순)
  지리산 자락(악양) 인동초꽃
   유기농 우리밀가루(금강밀)    1kg에 5,500원    봄이네가 기른 것 
   유기농 메주콩(백태)     500g에 10,000원   봄이네가 기른 것 
   매실장아찌(설탕절임)    500g에 18,000원   봄이네가 기른 것


그리고, 여기에다가
봄이네 한겨울 선물세트
1번) 모과차 1병 + 배쨈 1병 + 매실쨈 1병 : 25,000원
2번) 모과차 1병 + 유기농 밀가루 1kg + 배쨈 1병 : 21,000원
3번) 모과차 1병 + 유기농 밀가루 1kg + 매실쨈 1병 : 21,000원
* 큰 상자는 유리병 때문에 그냥 스티로폼 상자로 갑니다만,
안에는 선물 포장해서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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