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양에 내려와 살림을 차린지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만. 저희 집에는 아직 뒷간이 없습니다! 오줌 눌 곳은 있는데, 똥 눌 곳이 없어요. 네, 무척 어렵고 곤란하고 난처한 나날입니다. 그래서 이용하고 있는 뒷간은 마을 동사(마을회관)에 딸린 것, 봄이 외갓집의 뒷간, 마을 공원에 있는 공중화장실. 이렇게 세 곳입니다. 지금 어떤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구구절절 이야기하자면, 그야말로 구구'절절하고', 낱낱이 밝히기에 곤란하고 난처한 일화가 많은 까닭에, 저희 집에 찾아오는 분께만, 그 중에서도 궁금해 하시는 분께만 오프 더 레코드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여하튼 그러한 사정으로 하루라도 빨리 뒷간을 지을 작정입니다. 헛간이라고 할 만한 공간도 턱없이 모자라므로 뒷간과 함께 헛간도 같이 짓습니다. *그림..
오래된 집입니다. 두 사람이 눕기에 꼭 맞춤한 2평짜리 방이 두 개 있고, 그보다 아주 약간 큰 부엌이 있습니다. 대들보에는 일천구백육십팔년 상량.이라고 씌어 있습니다. 이 작고 오래된 집을 고치겠다고 했더니, '새로 집 짓는 값보다 더 들긴데','고치봤자 표도 안 나고, 고마 새로 지라','처음 생각보다 돈이 딱 두 배는 들기다.' 하십니다. 얼추 가진 돈 다 쓸 때쯤이 되니, 뭐 하나 틀린 말이 없었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집 사는 돈 하고, 집 고치는 돈 하고 비슷하게 들었거든요. 수리비도 처음 생각보다 두 배가 더 들었으면 들었지 적게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제 조금만 더 손질하면 당장 들어가서 살 수는 있겠다 싶습니다만, 공사지원비 주겠다고 점검을 나온 면사무소 공무원은 대체 공사를 하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