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밭에 왔어요. 무척 추운 날들이 있었던 겨울이었지만, 마늘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풋마늘을 조금 뽑았습니다. 이맘때 마늘을 뽑아서 먹는 건 처음이에요. 아래밭 한쪽을 갈고 씨 뿌릴 준비를 합니다. 내일이 보름이니까요. 이제 올해 농사가 시작이에요. 보름은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가장 큰 명절이지만, 올해는 조용히 보내겠지요. 그래도 이제 봄에 심은 것들, 가을에 거둘 때가 되면, 사람들 만나서 손에 건네줄 수 있을 겁니다. 그동안 심은 적이 없었는데, 조도 조금 심으려고 해요. 가을에 조가 익어서 바심할 때에, 너무 조바심내지 않고, 한 해 잘 보내야지. 이런 마음으로요. 아이들은 냉이를 캐 왔습니다. 저마다 자기 호미를 들고, 밭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싶었는데, 이제는 마당 수돗가에서 손질까지 ..
날이 풀렸다.보름이 지난 지도 꽤 되었고.아이들은 다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첫 주말. 밭에 나서 있으면여기저기 경운기 소리, 관리기 소리가 난다.옆 밭 주인도 관리기를 들고 나와서 땅을 갈았다.이제 여기에 뭔가를 심어야 할 테니겨우내 캐고 남은 시금치와 냉이를 마저 캔다.냉이는 이제 꽃대가 하나씩 올라오는 것이 있다. 봄나물이 가득해서 밭이 푸르다.학교 안 가는 날, 밭에 나온 아이들. 닭장 옆으로는 더덕을 심고,감자 심을 땅에는 왕겨를 뿌렸다.왕겨를 뿌리고 땅을 갈아놓으면감자가 자라는 것이나, 나중에 캐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돌아와 냉이를 다듬는다.커다란 다라니에 캐 온 시금치와 냉이를 쏟아 놓고하나씩 다듬는다.조금 구부정하게 앉았다.저녁에는 찬바람이 불어서 방바닥은 절절 끓게 했다.엉덩이가 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