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내내 꼬박, 어려운 날씨였습니다. 봄이네처럼 그리 농사가 많지 않은 집이라 할지라도, 시골에서 지내고 있으면, (농사 말고 또 다른 많은 일에서도) 날씨에 따라 사람의 삶이란 얼마나 쉽게 휘청일 수 있는지 마음을 졸이고, 몸뚱이가 고생을 하면서 알게 됩니다. 12월이 되어서도 날씨는 여전합니다. 밭에서는 얼마 전 잘라먹은 부추에서 다시 싹이 납니다. 악양이 볕 좋고, 따뜻한 곳이라고는 합니다만, 그래도 지금은 12월인데 말이지요. 상추가 이런 모양으로 자라고 있을 계절은 절대 아니어야 하는데요. 밭에는 시금치, 상추, 부추, 쑥갓에 또 몇 가지 푸성귀까지. 몇 잎 뜯어다가 된장 한 종지만 놓고 쌈밥으로 끼니를 때울 지경입니다. 이렇게 파릇파릇한 게, 밥 먹는 순간에야 좋지만, 그뿐입니다. 가을에 갈..
어디 출근하는 일이 없으니, (요즘은 내내 컴 앞에서 일을 하긴 합니다만.) 아이보는 일 가운데 제 몫인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낮잠을 재우는 일과 손톱을 깎는 일. 오늘은 날이 무척 추워서 마당에 수도도 얼고, 봄이 외가집에도 물이 안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고, 한데 나와있는 작은도서관 수도도 얼어서 터지고 그랬지요. 그래도 바람은 없어서, 한낮이 되니 겨울볕이 제법 따뜻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뛰어노는 아이를 데리고 나갑니다. 논둑에 올라서서 자장가를 흥얼거리면 봄이는 막 뛰어놀다가도 찰싹 안겨서 어깨에 머리를 기댑니다. 잠투정이 거의 없는 아기입니다. 이제 두 돌이 지나서 무끈한 것이 얼른 잠이 들면 좋겠다 싶기도 하지만, 점심을 먹고, 저 또한 조금 나른한 기분으로 구불구불..
**여기에 덧붙여,알려드릴 것. 주문하신 분께는 전화로도 알려드리겠지만, 봄이네에 사정이 조금 생겼습니다. 그래서 12월 13일 월요일에 발송하려던 것을, 그 다음날인 12월 14일 화요일에 발송합니다. 15일,16일쯤에 받으시겠지요. 우체국 택배를 이용하구요. 혹시, 이 날짜에 받기 어려우시면 꼭 말씀해 주세요. 하루 더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 장날, 읍내에서 모과를 찾았습니다. 화개 골짜기, 쌍계사와 칠불사가 있고, 아래로는 그 유명한 화개장터가 있는 곳. 악양면하고 붙어있어요. 그 골짜기에서도 조금 위쪽, 부춘이라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자란 모과랍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작년에는 칠불사에라도 한번 다녀왔는데 말이지요. 단풍이 이제 다 지나고 있어요. 11월 햇볕이란,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