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마을, 아이들 외갓집에서 저녁을 먹고 만두를 빚었습니다.밭에서 해 온 부추(이곳 말로 정구지)가 맛이 좋아서입니다. 밀가루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농사지은 밀가루에, 밭에서 갓 베어온 정구지로만두를 빚습니다. 저는 어릴 때에 외할머니와 엄마가 만두 빚는 것을 구경만 했습니다.잔일을 거들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동그랗게 빚은 김치 만두는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몇 번인가 만두를 빚으려고 할 때마다모양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서 그만두고는 했지요.그때에도 만두는 한번 빚을 때 잔뜩 해 놓은 다음,잘 얼려두었다가 몇 개씩 꺼내서 먹었습니다.겨울 아침에 따뜻한 만둣국을 먹고는 했습니다. 외할머니가 밀가루 반죽 할 때에 한두 번 거들더니, 자기들이 나서서 만두를 빚자고 했답니다.정구지도 좋겠다, 외할머니가 만두소를 ..
검정콩, 서리태. 검은콩. 가을 갈무리로 가장 마지막 즈음에검정콩을 합니다.작년부터 검정콩을 볶아서조금씩 나눠 담아 보내드렸어요.봄이네도 그렇게 해서 간식거리로 먹었고요.올해는 생콩은 조금만 남기고다 볶아서 담아 두기로 했습니다.콩 볶기는 구례에서. 오래된 그릇.할아버지는가지고 간 검정콩을 적당히 작은 그릇에 나누어 담습니다.바람이 차가운 날이었고,볕이 좋은 그런 겨울날이었어요. 금세 콩 볶는 냄새가 퍼져 나옵니다. 한해 내내 두고 먹을 검정콩 볶음.밭에서 잘 자랐던 것을말리고 털고 가려서,볶기에 좋았던 곳.돼지감자(뚱딴지)도 그렇게 해서차로 만들어 두었습니다.할배, 내년에도 우리 것 볶아 주시기를.
벼를 벴어요. 올해 봄이네 논은 나락이 많이 났습니다. 해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이제는 얼핏 보기에는 옆집 논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 기분입니다만. 타작을 하고 밀을 심기 전에, 풀거름을 하고 있을 때에 윗논 어르신이 말씀하셨지요. 거 저쪽 구석에 손을 좀 더 봐야지. 나락 한 가마니는 더 났을 건데. 하하... 네. 논 농사 10년이어도 아직 나락 한 가마를 까 먹고 있네요. 논 둘레로 벼를 베다가 만난 멧밭쥐 집이에요. 손바닥 안에 올라가는 크기예요. 멧밭쥐는 요즘은 많이 드물다고 하는데, 봄이네 논에서는 거의 타작할 때마다 보니까요. 벼 포기 사이에 저렇게 집을 지어 놓고 벼를 타고 오르내립니다. 쥐 가운데 가장 작은 녀석이에요. 벼 이삭위에도 서 있고 그런다고 해요. 도감 일을 하면..
오늘 밀 타작을 했어요.바람이 좋았어요.밀 농사는 소출이 많지는 않았지만,그래도 좋은 일이에요.작년에는 사정이 있어서제때에 밀을 팔지 못했어요.오랫동안 일일이 손으로 밀을 가려야 했거든요.그래서, 지금도 밀이 남아 있어요.밀 타작을 한 오늘까지도요!그래도 좋은 일이에요.밀을 거둔다는 것은요.집 앞 개울 옆,볕이 따갑고, 바람이 검불을 날리는 자리에밀을 널었어요.낼모레 밀을 담아서한 가마씩 뒤주에 쌓아 놓겠지요.새 밀, 새 밀가루로 구워 먹는 빵 맛이 어떨까요. 음,하지만 아직 작년 밀가루는 남아 있어요. 쌀도요.그리고, 이제 캐기 시작한 마늘과 감자와 양파.이런 것이 필요하신분은 말씀해 주시면정말 고맙겠어요.농사는 여전해요.유기농 인증은 받지 않았지만,농약과 비료는 넣지 않고,땅에 되돌리는 것은 집에서 ..
처음 본 것은 5월 말.어미가 먼저 마당에 들락거렸다.그렇게 며칠 어미가 한참씩 전깃줄에 앉아있더니 엊그제부터 아침마다 식구들 모두 모여 있다.꼬리에 채 떨어지지 않은 솜털을 달고(이틀 내내 그러고 있다.)전깃줄에 앉아서 나는 연습을 하고,어미가 물어다 주는 벌레를 받아 먹는다. 어쩌면 내년에 저 새끼 제비들은 다시 이곳에 돌아와서는우리 집 처마 밑에 둥지를 칠 지도 모르겠다.새끼가 넷.어미는 암수가 번갈아 든다.담장 바깥으로 고양이가 천천히 걸어왔는데,당장에 어미 두 마리가 번갈아 고양이를 놀래킨다.쫓아낸다.새끼들은 가만히 보고 있다.깃을 다듬고 저마다 먹이를 두어 번쯤 받아 먹은 다음날아갔다. 병조림을 만드는 것은 제철에 나는 것을냉장고의 힘을 빌지 않고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아내의 지인은 토마토 ..
악양은 대봉감. 시배지입니다.대봉감 크고 맛있기로 내세울 만합니다.그에 못지않게 가격도 비쌉니다만,그것도 없어서 못 팔던 것이 몇 해 전인데,올해 사정이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전국적으로 대봉감 심은 곳이 많고, (논이 감나무밭이 되었지요.)올해 어디든 풍작입니다. 악양도 제가 들어온 일곱 해 이래로손에 꼽을 만한 풍년입니다.그만큼 감이 팔리는 것이 예전같지 않으니한해 가장 큰 농사인데, 집집이 더 편치 않을 겁니다.바깥일을 보고 들어올 때마다대문간이든 마루든, 홍시 한 상자씩놓여 있는 날이 많습니다.홍시는 어떻게 해서도 차에 실어서 보내기가 어려우니까마을에서 유일하게 대봉감 없는 봄이네한테다들 한 상자씩 가져다 주십니다.역시, 감은 나무에 매달려서 홍시가 된 것이 더 맛있어요.서리도 내렸으니 이제 딴..
++다시, 덧붙입니다.밀가루와 국수는 주문 마감하겠습니다.(나물과 효소 같은 것은 아직 있다는, 쿨럭.)고맙습니다. ++7월 12일. 토요일 오후에 덧붙임.올해 소출이 적기는 적나 봅니다.글 올리고, 아직 몇 날 안 되었고, 또,받은 주문도 얼마 안 되고, 그러나, 남은 밀가루는 없고 ㅠ.ㅠ토종밀 밀가루는 모두 마감되었습니다.금강밀 밀가루는 달랑 몇 개.다만 국수가 조금 더 남아 있습니다.++ 올해, 밀가루 포장이 끝났습니다.어느 해보다 빨리, 밀가루를 빻고 포장을 하고 그랬습니다.늘 장마가 지나기를 기다려서 가루를 빻고국수를 뽑고 그랬습니다만, 올해는월인정원님의 햇밀, 빵긋.에 참석하느라, 조금 서둘렀어요.밀가루를 하나씩 담는 일은 쨍하게 마른 날에 하면 좋고,적어도 비 오는 날은 피해야 하는 일이에요..
매실과 완두콩은 올해 끝.입니다. 고맙습니다. 꾸벅.이어서 다음 작물로 마늘과 양파.그리고, 산나물은 아직 있습니다. 완두콩은 마을에서 저희만 농사를 지으니까,집집마다 나누어 먹기도 했습니다.'갈밧등에 애콩 지은 거? 집집이 다 갈라 붙일라고?' 봄이네 살림이 농사지은 것, 이렇게 여러 곳에서 반가워하고, (특히, 이곳 블로그에서!!)맛있게 나눠 먹으니, 좋습니다.내년에는, 더 일찍이 말씀드리겠어요.세월호와 또, 선거 같은 것으로 머리는 뒤죽박죽입니다만,그래도 밭에 서서 매실을 따고, 그러는 시간이 있어서,마음을 가다듬고, 그렇습니다.오로지 농사일에만 정신을 쏟고 나면,뭔가 얼크러졌던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 보이는 것 같은기분이 들어요.이제, 조금 있다가 투표하러 갑니다.뭔가, 차악을 고르는 것마저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