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집 메뉴에는 국 한 그릇.이 있다.2008년 하동에 내려왔을 때만 해도 버스터미널이 공사중이었다. 새로 지어진 이상하고, 불편하고, 사람 내쫓는, 터미널이 들어서기 전,다들 '차부'라고 불렀던, 그곳에는 할매들이 졸졸이 늘어앉아서 재첩국을 팔았다.마치 장날 길바닥에 나물 늘어놓듯, 다라니 몇 개 놓고국통 놓고, 널빤지 몇 개 걸고는, 대접에 국을 담아줬다.그러면 다 큰(!) 아저씨들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국 한 대접씩을 받아 훌훌 마시고 천원짜리 두 장을 내밀고는 일어섰다.그렇게 해장국으로 한 그릇 마시고,참으로도 한 그릇 마신다.터미널을 새로 지었고, 차부 한켠에서 재첩국 팔던 할매도, 새로 없어졌다.[국 한 그릇]이라는 메뉴를 보고 갸웃거리는 사람들은아주 젊은 사람이거나, 이곳 말씨가 아니거나 ..
어제 모과차를 보내드렸습니다. 이것은 선물세트로 보내드릴 때의 모양새입니다. 이렇게 싸서 스티로폼 상자에 넣어서 보내드렸어요. 직접 선물 받는 분께 보내신 분은 어떻게 가는지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사진 올렸습니다. 모과차, 쨈 하나, 밀가루(금강밀) 하나. 이렇게입니다. 모과차와 쨈 두 병 세트는 이렇구요. 병에 담아 놓고 보면 역시 모과차 빛깔이 좋다. 싶어요. 모양도 제멋대로에, 껍질도 쥐락펴락하고, 검은 티도 많고, 그런 것을 씻고, 썰고!! 재어 놓았다가 이렇게 하나씩 병에 담아 놓고는 다들 뿌듯해하고 감탄하고 그러는 거지요. 포장을 마친 방안에 모과향이 가득합니다. * 모과차에 검은 티처럼 보이는 것이 조금씩 있을 수 있습니다. 모과 껍질에서 나온 것입니다. 산골에서 약이나 비료, 아무 것도 ..
한해 내내 꼬박, 어려운 날씨였습니다. 봄이네처럼 그리 농사가 많지 않은 집이라 할지라도, 시골에서 지내고 있으면, (농사 말고 또 다른 많은 일에서도) 날씨에 따라 사람의 삶이란 얼마나 쉽게 휘청일 수 있는지 마음을 졸이고, 몸뚱이가 고생을 하면서 알게 됩니다. 12월이 되어서도 날씨는 여전합니다. 밭에서는 얼마 전 잘라먹은 부추에서 다시 싹이 납니다. 악양이 볕 좋고, 따뜻한 곳이라고는 합니다만, 그래도 지금은 12월인데 말이지요. 상추가 이런 모양으로 자라고 있을 계절은 절대 아니어야 하는데요. 밭에는 시금치, 상추, 부추, 쑥갓에 또 몇 가지 푸성귀까지. 몇 잎 뜯어다가 된장 한 종지만 놓고 쌈밥으로 끼니를 때울 지경입니다. 이렇게 파릇파릇한 게, 밥 먹는 순간에야 좋지만, 그뿐입니다. 가을에 갈..
밀가루와 밀쌀과 밀기울과 쨈과 효소. 어제 발송했습니다. 어제도 비가 꽤나 많이 내린 덕분에, 발송 연기 문자가 나가는 게 아닌가 싶었으나, 다행히 상자에 물 안 묻히고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받으시고 문제가 있으시면 다시 연락해 주세요. 내일까지 기다려도 오지 않으신 분들도, 말씀해 주시고요. * 주문, 고맙습니다. 배쨈을 빼고는 무엇이든 꽤 남아 있습니다. 천천히 필요하신 것이 생기시면 다시 말씀해 주세요. ** 이순애님. 입금하신 것만 확인했습니다. 제가 연락처도 모르고요, 주문내용도 모르고... 부디 연락주시길. *** 배쨈은 이제 남아있지 않습니다. 벌써 8월이라고 올배가 나오기 시작하네요. 하지만 쨈 졸일만한 것은 11월이나 되어야 한다는 것. **** 첫번째 발송도 월요일이었습니다만, 앞으로도..
* 첫번째 발송 예정일은 8월 1일 월요일입니다. 여하튼 무사히 밀가루를 빻았습니다. * 뭐, 그 사이 얼마나 글을 올릴 지 모르겠습니다만, 잠시 동안 새 글이 있더라도 이 글 아래에 두겠습니다. 효소(설탕발효액)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은 아래글을 보시길. * 토종밀가루, 밀기울, 배쨈은 더 이상 남은 것이 없습니다. 백만 년만의 포스팅입니다. 간단한 첫줄 후에 콘디션 좋지 않으신 봄이를 다시 재우느라 30분 지나서 두번째 줄입니다. 봄이네 집의 두 남매는 잘 크고 있기는 합니다만, 지난주 들어서 동동이는 결국 병원에 다녀왔고, 며칠 후 봄이는 가뿐하게 39도를 찍어주셨습니다. 그렇다 해도 평소의 고민은 당최 앓는 일이 너무 없어서 면역력이 안 길러지는거 아니야, 하는 쪽이니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닙니다...
가끔 효소를 주문하시려는 분 가운데 효소의 효능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요. 몇 가지 생각나는 것, 주워들은 것, 먹으면서 알게 된 것 따위를 적어놓습니다. 요즘 한의원에서 효소를 처방한다든가, 뭔가 다이어트에 효소가 쓰인다든가,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가 본데요. 일단 효소는 약이 아닙니다. 약효라 할 만한 효과가 있기는 합니다만, 약효에 매달려서 오랫동안, 꾸준히, 자주, 드시는 것은 좋은 음용법이 아닙니다. 물론 효소보다 훨씬 위험하기 짝이 없는 탄산 음료 따위를 날마다 한 캔. 혹은 콩다방이나 별다방 따위에서 설탕과 유제품이 범벅이 된 커피를 한 잔? 뭐 이런 것하고 비교할 일은 아니지요. 효소를 한 잔 씩 마셔서 탄산음료든 봉지커피든 이런 것들과 헤어질 수 있다면, 효소는 꽤 괜찮은 녀..
어디 출근하는 일이 없으니, (요즘은 내내 컴 앞에서 일을 하긴 합니다만.) 아이보는 일 가운데 제 몫인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낮잠을 재우는 일과 손톱을 깎는 일. 오늘은 날이 무척 추워서 마당에 수도도 얼고, 봄이 외가집에도 물이 안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고, 한데 나와있는 작은도서관 수도도 얼어서 터지고 그랬지요. 그래도 바람은 없어서, 한낮이 되니 겨울볕이 제법 따뜻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뛰어노는 아이를 데리고 나갑니다. 논둑에 올라서서 자장가를 흥얼거리면 봄이는 막 뛰어놀다가도 찰싹 안겨서 어깨에 머리를 기댑니다. 잠투정이 거의 없는 아기입니다. 이제 두 돌이 지나서 무끈한 것이 얼른 잠이 들면 좋겠다 싶기도 하지만, 점심을 먹고, 저 또한 조금 나른한 기분으로 구불구불..
유자차와 모과차 보내드렸습니다. 우체국 택배로 갑니다. 이번에 병을 바꾸면서, 처음으로 유리병을 스티로폼 상자가 아닌, 종이 상자에 담아서 보내드렸습니다. 잘 도착할지 모르겠네요. 받지 못 하셨거나, 깨졌거나, 빠진 것이 있거나, 다른 것이 왔거나, 말씀해 주세요. 작년에도 드셨던 분이시라면, 올해 것 맛에 대한 품평도 고맙겠습니다. ^^; 유자차는 작년 거제도 것에 견주면 향은 더 풍성하지만, 약간 아릿한 맛이 남는 것 같아요. 이것이 남해 유자의 특징인지, 올해 날씨 덕분인지, 그도 아니면 저희가 딴 (방치) 유기농 유자만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모과차는 처음 담근 것인데, 다행스럽게도 기대했던 만큼.입니다. 감히 인사동 모과차 옆에 슬쩍 놓아보고 싶군요. __; 겨울, 건강히 보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