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쌈 출판사의 출간 예정 목록에는 물론.집에 관한 책도 있다.식_의_주에 관한 기획 목록이 주루룩 있다.지금은 목록만 있기는 하지만.지금 살고 있는 집은 1968년 상량. 삼칸집.정지와 마루까지 해서 8평쯤. 아마도 초가였을 것이다. 집을 샀을 때는 함석지붕이었던 것을,강판으로 지붕을 새로 하고, 보일러로 덮은 구들을 다시 살리고,합판으로 대어 놓은 천정을 뜯어서 서까래가 드러나게 하고,그런 식으로 집을 고쳤다. 창고를 새로 지었고, (경량목구조 방식인데, 구조만 있다.)작업실과 아이들 방을 겸해ALC로 2층 건물을 한 채 지었다. 한 층에 6평쯤. 45년쯤 된 본채는 지붕만 새 것일뿐,기둥이며 벽체며 집을 지었을 때 그대로이다.부엌으로 화장실을 달아낸 쪽만 시멘트 브로끄 벽이다.집 뒷쪽으로 귀퉁이가 ..
0."밀은 논에 서가 바짝 말리야 돼.""모 숨구는 거는 하지 전에는 마치야제."밀은 하루라도 더 늦게, 논에서 하루라도 더 말려서 하면 좋고,모는 하루라도 더 빨리 숨구는 게 좋다.일 시작은 어떻게든 미룰 수 있는 만큼 미루다가,일단 일이 시작되면 모내기가 끝날 때까지,쉴 틈은 없다. 1.장마가 일찍 시작된다고 합니다.밀 타작 일을 앞두고 며칠 꼼짝 할 수 없는 일이 생겼습니다.타작할 날이 바짝바짝 합니다.타작 일 시작은 논두렁 풀 베는 일입니다.논두렁 풀을 베고, 논 가장자리를 따라 밀을 벱니다.까슬까슬한 밀밭에 들어가 낫질을 합니다.콤바인이 논에 처음 들어앉을 자리, 모퉁이 돌아 나갈 자리,논둑 옆으로 콤바인 날이 닿지 않는 자리.낫으로 베어내는 것은 그만큼입니다.밀 타작이 이제 다섯 해째입니다. ..
매실은 잠깐 사이.지나갔어요. 이미 오래전에예약하신 분들께 보내드리고는 조금 남은 것으로 매실장아찌 담고 끝.올해는 봄이네가 따로 효소 담글 것도 없었다는.해마다 날씨 안 좋다는 이야기만 하는 것 같은데,올해는 또 봄에 늦게까지 추웠더랬죠.그러다가 갑자기, 곧바로, 여름 진입.그래서 다른 집도 그렇고 매실이 많이 안 났어요.그나마 요며칠 조금 흐리고 선선해서 다행. 작년, 재작년 해서 밭에 몇 가지 과일나무를 심었어요.아이들이 자라면 때맞춰과일 따 먹으러 밭에 가겠지요. 그렇게 갈 때마다 밭일도 알아서 하고 와야하는데요. 흠.크기는 자두만 하지만, 어엿한 복숭아. 아직 나무들도 어려요.열매도 조그마하게, 조금씩 달리는 중. 붉은빛 자두는 잎도 붉은빛.단단하게 잘 익으면 좋겠어요.아이들도.모두 올해 처음 ..
비가 정말 많이 왔어요.비 온 뒤에 밭에 가니완두콩이익고 있습니다.하루가 다르게 말이에요.(사진이 없어요. 렌즈에 곰팡이라네요. 사진기를 서울에 올려 보냈습니다.) 급 수정, 똑딱이로 몇 장 사진을 찍었습니다.꼬투리가 약간 우툴두툴한 거 보이시죠?충분히 익어서 맛이 잘 든 상태예요.이보다 빨리 따면 단맛이 더 많이 나기는 하는데,밥밑콩으로 앉히면 콩이 물러져요.물론 풋콩도 풋콩 나름대로 맛이 있기는 하지만요. 올해는 대가족 완두콩들도 제법 보인다는. 냉장 보관 하시거나, 아니면, 얼려 두시거나.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아끼지 말고 얼른 드세요.그래야 제 맛. 작년 완두콩 사진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는데요.다행히, 완두는 올해도 알이 크고 좋아요.농약이나 비료 따위 쓰지 않는 땅에서 기르는 것은 당연하고요..
상추쌈 + 완두콩의 시즌이 시작되었다는 것은 곧, 풀의 시간.이라는 뜻이기도 해요. 자칫 손 놓았다가는 온통 세상을 뒤덮을 듯이 풀이 자라납니다.해마다, 가장 큰 고민입니다.일로만 보면 타작을 해서 곡식을 찧는 것이 더 큰 일이겠지만,그것은 석유가 대신 하니까요. 논 천 평, 밭 오백 평. 이만큼의 농사를 앞에 두고,김을 어떻게 맬 것인가. 하루 빨리 손을 놀리고 몸을 놀릴 생각은 하지 않고,모니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들깁니다.그리고, 찾아낸 몇 가지 연장들.농기계라고 하는 것은 값이 꽤 나갑니다.관리기 같은 것이 가장 작은 기계에 든다고 할 수 있는데,새 것으로 마련하자면 이것저것 드는 돈이 삼백 만원 가까이 됩니다.트랙터나 콤바인 같은 것은 몇천만 원부터, 수억 원까지. 하지요.농사를 크게 짓자면,..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올해는 별다른 사진없이. 앵두 소식.봄이네 뒷집, 구례띠기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앵두 달린 거 한나도 안 보이그로 깨끗이 따 묵으라.마음껏 따 먹을 앵두나무가 두 그루나 생겼지요.그러나, 대밭 옆에서 자란 앵두나무는 어지간한 건물 3-4층 높이입니다.앵두 달린 것은 햇볕 잘 받는 꼭대기 근처.그저 하염없이 치어다 보기만 하다가사다리 놓고 손 닿는 자리 몇 가지를 겨우 꺾어다가 먹습니다.물론 그래도 한 소쿠리 가득.몇 날 앵두 따먹는 나날입니다. 장끼는 까투리들을 이끌고 종종 논밭에 옵니다. 새끼를 벌써 낳았을 지도 모릅니다. 닭장에는 새로 병아리들이 입주하셨구요.아직은 제 발자국 소리에 소스라치듯 닭장 구석으로 도망갑니다만,얼마 지나지 않으면, 제가 닭장 문을 열기도 전에어서 먹..
지난 글에서 사진 보여드리겠다 했지요.누린대나무순입니다. 누린대순, 여기서는 누린대나무, 공식 이름은 누리장나무. 직설적으로다가 누린내나무라고 하는 동네도 있어요.내려와서야 사진을 찍었습니다.잎을 비비면 누린내가 꽤 진해집니다.음, 연한 미소 된장의 냄새. 그런 냄새예요.나뭇잎에서 이런 냄새가 나다니!! 그러나, 몇 날 우려내고 먹는 나물맛은 놀라울 따름.도톰한 잎을 씹고 있으면, '향기로와, 꼬숩고.'봄이네가 보내 드릴 때는 이미 충분히 우려서 말린 것이니까요.다른 나물 해 드실 때처럼 드시면 됩니다. 나무순을 하면서 여쭙기 시작하니, 줄줄줄 나무순 이야기가 나옵니다. 들미나무라고 있어.(들메나무)그거는 아주 높은 산 깊은 데 있거든.들미순 하러 간다 하믄 마을 사람들이 아주 여럿이 가.그거 할 때는 ..
봄이네 식구들,다같이 산을 오릅니다.봄맞이. 산나물 하기.봄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이미 참꽃(진달래) 필 무렵부터틈틈이 나물하러 산에 다니셨습니다.이제 산나물 하는 것은 거의 끝물이에요.곧. 여름이 들이닥칠 겁니다. 산으로 오르는 길 초입입니다.마을 사람들에게만 열린,꽤 넓은 임도이기는 하지만, 마을 사람들만 아는 길. 마을 뒷산이 곧 지리산입니다.네이버 지도에는 성제봉.이라고 쓰여 있지만마을 사람들은 흔히 형제봉.이라고 합니다. 아직은 큰 나무 잎들이 다 피지 않았습니다.햇볕이 나무 사이를 지나 땅바닥까지 가 닿습니다.땅바닥에서 자라는 풀들은,(흔히 먹는 나물들이 대개 그렇지요.)볕이 내려 오는 이 시간에 많은 것을 합니다.곧, 잎이 무성해지면, 하늘 보기가 어려워지지요.참취, 보이시죠? 예전에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