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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계마을

망종. 완두와 밀.

haeum_se 2012. 6. 6. 01:25



지난 해, 완두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보름 쯤 전부터 완두콩을 따기 시작했지요.



살짝 덜 익은 풋콩은 무척이나 달달하고 팍신하고 그랬습니다. 

이건 콩이 아니라 팥.에 가까운 걸.

완두는 늘, 그러니까 아주 어릴 때 다른 거의 모든 콩을 썩 좋아하지 않을 때부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꼬투리 안에 콩알이 하나씩 붙어 있어요. 더 더 익어서

꼬투리가 바싹 말라 배배 꼬일 지경이 되면 완두도

콩다닥 콩콩 하면서 튀어다니겠지만,

먹기에 딱 좋겠그름 익었을 때는, 아직 꼬투리 안, 꼭지에 찰싹

달라붙어 있습니다. 꼬투리를 까도 콩알이 투두둑 떨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완두는 옛날부터 밥밑콩으로 먹었습니다.

이름에 콩이 붙었다고 다 같은 콩 취급을 해서는 안 되는데요.

크게 보자면 밥밑콩으로 먹는 콩과 그렇지 않는 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친구가 산모에게 갈아 먹이겠다고 메주콩을 살 수 있겠느냐

물었습니다. 뭐, 아직 메주콩은 남아 있고, 어차피 메주콩을 갈아 먹을 것이라면

저희집 콩이 맛도 좋고, 유기농이니 보낼 수도 있었겠습니다만.

그러지 못 했어요.

산모에게나 갓난아기에게나 메주콩(대두)을 갈아 먹는 것는 조심할 일이거든요.

밥밑콩으로 먹지 않는 콩들은 오랜 시간 발효를 시키거나, 아주 뜨겁게 오랫동안

끓이거나 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먹기에 적당하지 않아요.

옛 어른들이 그렇게 했던 데에는 다 그만한 까닭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니 어린 아기들한테 우유 대신, 두유.를 먹이는 것은 권할 일이 아닙니다.

산모가 날마다 콩물을 들이키겠다는 데에 콩을 보내줄 수도 없었구요.


* 상추쌈.에서 나올 첫 책이 건강과 의료에 관한 책이에요. 곧 나올 텐데.

여튼 그 책을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알게 된 것들이 있어요. 덕분에 봄이네 효소를 찾는

분들 가운데 암이나 당뇨( + 성인병)를 앓는 분들께는 가능한 드시지 말라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병이라도 더 팔아야 되는 데... -,.-




동동이도 완두를 좋아합니다. 

사실, 무엇이든 먹는 것은 다 좋아하는 편이지만, 

누나를 조금은 닮아서, 좋은 재료를 편식하는 능력 또한 출중해요.

여하튼, 첫 완두 농사가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던 까닭에

가능하면 내년에는 초여름 봄이네 첫 수확으로 완두를 나눌 생각입니다.

안 팔리면, 냉동실에 얼려 두고는 한 해 내도록 완두콩밥을 먹을 수 있겠네.

라는 계산부터. ^^; 




동동이는 요즘 물놀이에 흠뻑 빠져서,

(작년 이 무렵에는 제대로 기어다니지도 못 했더 녀석이.)

밥상머리 물그릇에서, 욕실 세면대로,

다시 마당 수돗가를 지나, 집 앞 개울가에 나가 노는 것을

너무나 즐기시고 있습니다. 배 고프기 전에는 자기 발로 안 들어간다.는 게 원칙.




밀은 좀 급하게 익고 있습니다.

요즘 악양은 너무 가물고, 뜨거워요.

밀이 익어가는 모양새가 작년보다 열흘은 빠른 것 같습니다.

익는다기보다 '타들어간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아마도 다음 주에는 타작을 할 테고,

말리고, 가리 내고 한 다음에는 국수도 뽑아 볼 겁니다.

밀가루 이야기는 곧, 다시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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