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을 맨 처음 배운 것은 국민학교였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실과 시간이었지요. 학교에서 바느질을 배운다고 했더니, 집에서도 단추 다는 것, 박음질, 시침질, 감침질같은 간단한 것을 배웠어요. 바느질을 더 해보겠다고 없는 일을 만들어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단추를 달건, 무언가를 깁는 일이건,제 손으로 해야 하는 바느질이 생기면그걸 꽤 반가워했어요. 바느질 하느라 가만히 앉아서 손을 놀리는 것이어릴 때부터 기분이 좋았지요.가장 자주 바느질을 했던 건 군대에 있을 때였습니다.그때 쓰던 바느질 도구는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가끔 국방색 실이 필요할 때 꺼내 쓰고요. 집에서 아내가 재봉질을 종종 합니다. 바느질도 자주 하고요. 삼남매 돌 한복도 모두 지어 입히고 그랬지요.시골에서 사니까, 살림에 필요한 몇 ..
몸이 가벼운 저녁입니다. 머리도 맑고요. 며칠 날이 좋았습니다. 연둣빛 잎들이 반짝이는 저녁입니다. 봄날, 그런 저녁이 며칠 찾아옵니다. 저녁을 먹고도 몸이 가볍고, 늘 머릿속에 꽉 차 있던 고민들도 '뭐, 그런다고 달라지겠어?'하는 편안하고, 합리적인 마음이 드는. 소매가 조금 짧고, 바람이 잘 감기는 옷이 더없이 어울립니다. 집 앞 골목길을 지나서 천변 공원을 한번 걷고 오곤 했던 기억이 나는 저녁이에요. 여기까지 적고, 역시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잠깐 바람을 쐬고 왔습니다. 달걀 얘기를 적어두려고요. 며칠 전에 달걀을 샀습니다. 한동안은 봄이네도 닭을 키웠지요. 작년에 그러지 못했습니다. 두 번, 혹은 세 번 닭장에 스무 마리씩 중병아리를 사다 넣었습니다만, 그 때마다 정체 모를 짐승이 닭들을 다 ..
학교에는 오래된 벚나무가 있습니다. 큰 아이가 98회, 둘째는 101회. 졸업생이 될 학교입니다.이제 올해에는 막내, 세째 아이가 병설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세 아이가 날마다 학교에 가는 생활이 시작되면서,다섯 식구가 하루를 보내는 시간표도 꽤 달라졌습니다. 막내가 유치원 끝날 때쯤 학교에 갑니다.학교 뒤안으로 더 키카 큰 벚나무가 있습니다.지금, 벚꽃이 만발한 길을 아이와 걸어서 돌아옵니다. 학교를 조금 벗어나면, 아마도 어딘가로 곧 팔려나갈 나무들이겠지요.벚나무 묘목장이 있습니다.어린 나무들이 조금 늦게 꽃을 피웠습니다.그 앞을 지나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이들과 나갔다가 잔가지를 주워 왔다."할머니는 늘 이런 거 주워다가 때셨어." 작은 장보기용 수레를 끌고 다니시는 할머니들은밭에 갔다 오거나, 어디든 다니는 길에떨어진 잔가지가 있으면 하나씩 둘씩 주워 나른다. 늘, 장작 혹은 그 비슷한 나무들만 때었는데,잔가지를 때고 있으니, 좀 더 좋다.금방 타들어가기는 하지만, 아궁이에다가 밥 하기에는이게 더 좋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봄이가 꽤 컸으니, 이제는 집을 조금 손보아야 하는데,잠 자는 방 하나는, 기름 보일러이고, 하나는 구들이던 것을난방은 하나로 이어서 구들을 놓을 작정이다.불 때는 건 아이들한테 하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