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꽃. 박각시, 고양이
담장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박넝쿨이 덮고 있다.저녁 어스름에 박꽃이 하얗다.박각시가 붕붕 날아온다.박꽃에 날아온다고 이름을 그리 붙였겠지.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쐬이기에 좋은 저녁.박각시 날아드는 것을 보고 있으니까,자연스레. 백석.동사(마을회관)앞. 고양이 식구들.고양이 엄마가 믿는 구석이었던 할매는마당에서 넘어졌다. 그러고는 몇 달째 집이 비었다.고양이들은 많이 야위었다.
부계마을 2016.09.11 01:25
잔가지
아이들과 나갔다가 잔가지를 주워 왔다."할머니는 늘 이런 거 주워다가 때셨어."작은 장보기용 수레를 끌고 다니시는 할머니들은밭에 갔다 오거나, 어디든 다니는 길에떨어진 잔가지가 있으면 하나씩 둘씩 주워 나른다.늘, 장작 혹은 그 비슷한 나무들만 때었는데,잔가지를 때고 있으니, 좀 더 좋다.금방 타들어가기는 하지만, 아궁이에다가 밥 하기에는이게 더 좋은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봄이가 꽤 컸으니, 이제는 집을 조금 손보아야 하는데,잠 자는 방 하나는, ..
부계마을 2016.04.21 12:52
밀밭 + 상추쌈출판사 네 번째 책.
지난 12월, 날은 따뜻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별다른 사연을 달아 매고 밀싹이 올라옵니다. 11월에 밀씨를 뿌리는데, 그 무렵에 유난히 비가 많이 왔어요. 밀이나 보리 뿌릴 때 비가 많아서 논에 물이 들면 씨앗들이 다 못쓰게 됩니다. 물에 잠긴 채 며칠 있으면 '다 녹아삐리'거든요. 언젠가 저희 논이 얼그미 논이라는 이야기를 했지요. 얼그미 논이라는 게 바닥이 얼금얼금해서 물이 잘 빠지는 논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물을 ..
부계마을 2016.01.10 18:46
재첩
섬진강에는 재첩이 산다. 하구둑이 생기기 전에는 낙동강에도 살았다 한다.그때 부산에 살았던 사람 여럿이, 아침마다재첩국 장사 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해 줬다.지금이라도 하구둑을 헐거나 문이라도 항상 열어 놓거나 하면,재첩이 다시 살 수 있겠지.그래서 지금 재첩이 남아 있는 강은 섬진강을 빼고 몇 없다.바다로 열린 강에만 재첩이 산다.예전에는 보리타작 끝나고 나면재첩국 장사가 악양을 돌았다고 한다.그게 불과 십 수년 전.밀 타작을 ..
부계마을 2015.07.22 23:43
자전거 식구
자전거를 새로 마련했다.봄이가 18개월쯤일 때, 자전거 사진을 몇 장 올려둔 것이 있었다.이때 자전거는 혼자 살면서 출퇴근 하는 데에 쓴다고 샀던 것이다.십년도 더 전이었고, 그때 살 때 이미 싼값의(아마도 오만 원쯤...) 중고 자전거였는데,이제 바퀴며 기어며 손잡이며 저마다 고치든가, 새것으로 바꾸든가 하라고 성화였다.한동안 자전거를 타고 나갈 때마다 바람을 넣어가며 타다가,결국 큰 수리를 해야 되는 상황.(예전 사진을 뒤적이면 깜짝깜짝..
부계마을 2015.03.17 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