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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방앗간(여기 말로는 방아실)에 밀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전날에는 토종밀을 하루 더 햇볕에 널어 말렸구요.

금강밀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금강밀이 좀 더 빨리 마릅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수분율에서 가장 좋은 상태가 됩니다.

작년에 밀가루를 빻았던 기준으로는 

토종밀을 굳이 하루 더 말릴 필요는 없었습니다만.

꼬박 하루, 다시 볕에 널었습니다.

보통 밀을 가루로 빻을 때 적당한 물기(수분함유율)는 12-13% 정도입니다.

나무를 베어서 집을 짓거나 가구를 짤 때,

나무를 말리는 것도 이만큼입니다.

이만큼 말렸다 싶으면, 나중에 나무가 뒤틀리거나 터지거나 하는 일이 별로 없지요.

물론 밀이든, 나무이든 그저 단순히 수분율이 몇 퍼센트라는 것만으로

좋은 상태라고 결정지을 수는 없습니다만,

이렇게도 말려 보고, 저렇게도 말려 보았을 때,

적당하다 싶은 것이 이 정도인 것이지요.

그래서 곡식을 말리는 건조기는 자동으로 수분율을 조정할 수 있는 범위가

대개 12%까지입니다.

그런데, 토종밀을 이만큼 말리면,

가루가 무겁고 촉촉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무엇보다, 과자 굽겠다고 체를 쳤을 때, 안 내려가요. ^^;

도무지 체 밑으로 빠지지 않는 밀가루를 보면서, 차라리 빵을 굽고 말지 하는 생각이 절로.

지리산닷컴 이장님과 월인정원님의 도움으로다가 이 문제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토종밀은 하루 더 햇볕에 널기로 했습니다.

금강밀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요.

금강밀한테는 12% 정도가 적당한 것이지요.

나무도 어떤 것은 더 많이 말려서 귀하게 쓰기도 합니다.

토종밀도 좀 그런 쪽인듯 싶어요.

금강밀보다 단단하고 무겁고 그렇습니다.

여튼,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작년에는 더 말리지 않고도 잘 먹었는데...)

하루를 더 말리자면 40kg짜리 밀가마니들을

뒤주에서 꺼내서 차에 실은 다음, 볕 잘 드는 자리에 부리고, 널고, 말리고, 뒤지고, 채고,

다시 가마니에 담아서, 차에 실어서, 방앗간에 내려 놓아야 했으므로,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냥 작년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넘실대었으나,

사실을 안 이상, 그것만 까먹을 수도 없는 것이 엄정한 현실.

그리해서 토요일, 방앗간에 밀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옆집이 방앗간 집입니다. 방앗간은 대문 나서서 세 발짝씩 삼십 번쯤 걸으면 닿을 만한 거리입니다. 큰길 건너편, 개울 옆입니다. 오래 전 물레방아로부터 시작한 자리일 테지요. 아마도 봄이네만큼 농사지은 개인이 밀방아 빻기를 맡길 수 있는 방앗간으로 우리나라에서 몇 안 남은(장담컨대 다섯 군데 안팎인) 방앗간 가운데 하나입니다. 큰길이라고 했으나 중앙선도 없는 아스팔트 포장도로입니다. 이것이 확장 공사가 결정되었어요. 드문드문 공사가 된 곳이 있습니다. 방앗간은 이 길에 달려 있고, 그리고 확장 계획에 따라 헐릴 겁니다.





내일 비 온다는데, 지금 다 끝나간다. 와서 실어가라.

네.


토요일부터 빻기 시작한 밀가루는 원래 월요일이 되어서야 끝날 예정이었지만, 늘 그렇듯 쉼없이 일하시는 두 분은 일요일 늦은 밤에 일을 끝내셨습니다. 그리고 내일 혹시 비가 올지 모른다면서 전화를 하셨고요.

사진을 좀 더 찍고 싶었지만, 이미 나와있는 밀가루를 싣고, 밀기울을 담고 하느라, 사진기를 꺼내서는 방앗간을 휙 둘러보듯 몇 장 찍고 말았습니다.




무슨 박물관 따위에서나 볼 법한 것들이지만, 엄연한 현역입니다. 방앗간 또한, 상추쌈 출판사의 꼭꼭 눌러 담은 목록 가운데 하나. 아마도 당장, 봄이가 자랐을 어느 무렵에는 이만한 방앗간들을 모조리 없앤 것을 후회할 날이 있을 겁니다.

방앗간에서 이 저울로 달아 온 것을 전자저울로 나누어 담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쓰는 전자저울보다 오차범위가 좁은 것이 분명한 저울입니다.




언제 빗방울이 후드득 들지 모르는 날씨였어요. 다행히 토종밀 밀가루를 무사히 집 안에 들였습니다. 이제 이것을 들고 가서 국수를 뽑을 일이 남았습니다. 국수가 오면, 그 때부터 나누어 담고, 보내드리게 될 겁니다. 7월 마지막 날 가까이가 되어서야 받으시게 될 것 같아요.

아직, 밀가루며 국수며 더 주문받을 수 있습니다.

봄이네가 보내드릴 수 있는 목록, 다시 올려둡니다.

(* 모든 것이 유기농이거나, 자연산이거나, 유기농 설탕을 쓴 것입니다.)



2013년 여름에 거둔 봄이네 밀



  유기농 금강밀  밀가루  1kg 

 5,500원

  유기농 토종밀  밀가루 

 1kg

 5,500원 
  유기농 토종밀  국수

 450g 

 5,500원

  유기농 밀기울

 1kg

 2,000원


  + 밀기울만 따로 보내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통밀가루 비율 정도로 맞추는 것을 기준으로

    밀가루 3kg당 1kg까지 판매합니다.


** 배송비는 보내는 양에 상관없이 한 군데 한 번 보낼 때에 3,000원이에요.
** 일주일에 한번 월요일에만 발송합니다. 

    (밀가루와 국수는 7월에, 준비가 되는대로 다시 알려드리겠어요.)

** 주문과 예약은 여기에 댓글, 혹은 메일로 해 주시면 됩니다. haeumj@gmail.com

** 계좌번호는 농협 833022-52-067381 전광진 입니다.




덧_01


매실장아찌를 새로 담갔어요. 올해 매실이 무척 귀했지요. 악양은 남은 한 알의 매실까지

이파리를 뒤적여가며 따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희도 예약하신 몇 분께 보내드리고는

얼마 남지 않아서, 장아찌만 조금 담글 수 있었어요. 

어제 처음으로 꺼내서 맛을 보았습니다. 설탕 비율을 조금 줄였고, 

이만큼이 딱 좋지 않나 싶은 맛이었습니다. 

매실은 아삭거리고, 새콤하고, 입맛이 돕니다.

산나물도 아직 남은 것이 있습니다.

효소는 늘 보내드릴 만큼 남아 있구요.


  유기농 매실장아찌(설탕절임)

   500g에 20,000원

 봄이네가 기른 매실


  고사리, 누린대나무순

   100g에 15,000원

 산에서 해서 삶아 말린 것

  취나물(참취)

   100g에 10,000원


   석류 효소   1병에 50,000원 (500ml)  유기농 석류(하동)
   진달래꽃 효소   1병에 40,000원 (500ml)  지리산 자락(악양) 진달래
   매실 효소
   도라지 효소 
   솔잎(솔순) 효소
   인동초꽃(금은화) 효소   
   1병에 20,000원 (500ml)  
  봄이네가 기른 매실
  지리산 골짝(화개) 도라지
  지리산 자락(악양) 솔잎(솔순)
  지리산 자락(악양) 인동초꽃




덧_02


작년에 토종밀 국수를 받으셨던 분들은, 블로그에 적은 것보다 

한 봉지에 40-50g쯤 적게 받으셨던 것, 기억하시지요.

봄이네가 적게 보내드렸던 것 만큼 (무게로는 두 배쯤)

토종밀 밀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밥 하실 때에 보리나 현미 넣듯 섞어서 하시면 됩니다.

압력솥을 쓰신다면 따로 불리지 않아도 됩니다.

굳이 잡곡 메뉴를 이용할 필요도 없이, 그냥 밥 하듯 섞어서 하세요.

밀쌀은 통밀에서 겉을 깎아낸 겁니다.

현미를 백미로 깎는 것과 비슷한 과정으로 깎습니다.

아마도 유기농으로 재배한 토종밀 밀쌀은 어디에서도 구할 수 없으실 듯.

대개 판매되는 것은 금강밀 밀쌀이구요.

토종밀 밀쌀은 저희도 이번에 처음으로 깎았습니다.

방앗간 아주머니께서는 금강밀은 밀쌀로 깎으면 깔끔하게 잘 나오는데,

토종밀은 자꾸 가루로 나와서 깎기도 어렵고, 깎아 나온 것도

모양새가 별로라고 하셨습니다.

별로인 것은 모양새뿐.

여튼, 작년에 국수 주문하셨던 분들께는 올해 주문하신 것을 보내드릴 때,

모자랐던 만큼 토종밀 밀쌀을 함께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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