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 갈고, 씨 뿌리고 그러는 때입니다. 개똥이네 집에 소형 관리기와 씨앗 파종기에 대해서 글을 썼어요. 제가 쓰는 작은 관리기는 보통의 농사꾼들은 잘 쓰지 않습니다. 너무 작거든요. 흔히 농부들이 관리기로 쓰는 것은 6마력이 넘는 것이고, 혼자서 들 수는 없는 덩치이지요. 아세아, 국제, 대동 같은 메이커가 있고, 트럭이나 경운기가 있어야 싣고 다닐 수 있습니다. 봄이네는 식구 먹을 것 위주로 농사를 짓고 있으니, 밭을 조각보처럼 씁니다. 그러자면, 조금씩 때 맞춰 밭을 갈아야 하고, 어떤 때는 이미 채소와 곡식이 자라는 한가운데 자투리를 갈기도 해야 합니다. 그럴 때는 번쩍 들고 다닐 수 있는 관리기가 제격이지요. 그래서 마련했어요. 봄이네가 가지고 있는 농기계로 트럭 말고 가장 비싼 것이에요. 짐차에..
이 책은 이제 막 에너지 전환을 위한 걸음마를 떼고 있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등대가 될 것이다.윤순진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장, 서울대 교수 상추쌈출판사를 꾸려가는 두 사람은, 2008년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으로 삶터를 옮긴 뒤, 세 아이를 낳고 기르며, 다섯 식구 먹고 몇 집 더 나눌 수 있을 만치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그런 틈틈이 한 권 한 권 책 꼴을 가다듬어 왔습니다. 느릿한 걸음으로 한 발짝씩, 이제 여덟 번째 책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며칠 뒤, 한 부고 기사를 접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 온, 예순네 살 농민의 죽음. 평생을 바쳐 온 밭에서 기르던 양배추가 출하 금지된 날이었고, 따로 남긴 유서는 없었습니다. 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