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꽃들이 지고, 이제 밭에는 사과꽃 모과꽃이 피어 있습니다. 감잎이 새촙게 피었으니, 조금 기다리면 감꽃도 달릴테고요. 올해는 밭 한 쪽에 아스파라거스도 조금 심었어요. 어쩌다가 맛을 보게 되었는데, 이것, 심어서 먹어야겠다 싶었거든요. 올해는 먹기 어렵겠지만, 그래도 내년에는 조금씩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양파는 올해 과연 얼마나 먹을 수 있을까 싶지만, 마늘은 잘 자라고 있어요. 어느날이든 미세먼지없이 맑은날이 많습니다. 그리고, 감자에 싹이 났어요! 때마다 적당한 때에 북돋아줘야지. 사과꽃, 모과꽃, 이른 봄꽃들이 지난 다음, 밭에 가만가만히 피어있습니다. 아이들은 오래된 학교. 이제는 문을 닫은. 돗자리와 물을 챙겨서는 날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놀다가, 저녁밥을 먹을 때가 다 되어서야 마지못..
아이들과 밭에 왔어요. 무척 추운 날들이 있었던 겨울이었지만, 마늘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풋마늘을 조금 뽑았습니다. 이맘때 마늘을 뽑아서 먹는 건 처음이에요. 아래밭 한쪽을 갈고 씨 뿌릴 준비를 합니다. 내일이 보름이니까요. 이제 올해 농사가 시작이에요. 보름은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가장 큰 명절이지만, 올해는 조용히 보내겠지요. 그래도 이제 봄에 심은 것들, 가을에 거둘 때가 되면, 사람들 만나서 손에 건네줄 수 있을 겁니다. 그동안 심은 적이 없었는데, 조도 조금 심으려고 해요. 가을에 조가 익어서 바심할 때에, 너무 조바심내지 않고, 한 해 잘 보내야지. 이런 마음으로요. 아이들은 냉이를 캐 왔습니다. 저마다 자기 호미를 들고, 밭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싶었는데, 이제는 마당 수돗가에서 손질까지 ..
지난 개똥이네 집에는 종이로 만든 모종 포트에 대해서 적었다.유튜브를 떠돌다가, 소농을 위한 수동식 농기구를 소개하는 영상을 보고는 첫눈에 반했던 것.검색해서 보게 된 동영상들이 영어나 유럽어 들이어서 이 연장은 서양 사람들이 만든 것인가 싶었지만,좀 더 살펴보니 일본제. 모종 이식기의 영어 이름은 "Paper pot transplanter" 이름 그대로 종이로 만든 모종 포트를 쓴다. 종이 포트는 벌집 모양이다. 길다란 직사각형 판에 안쪽 칸이 벌집 모양으로 생겼다. 이 종이 포트를 이식기에 맞춰 놓고, 한쪽 끝을 떼어낸 다음 끌고 가면 모종이 심어진 포트 하나하나가 실타래 풀리듯 한줄로 줄줄이 풀리면서 심어진다. 종이 포트 통째로 심는다. 모종들이 모두 이어져 있기 때문에 간격도 일정하고, 당연히 줄..
봄 벚꽃이 만발입니다. 꽃이 피고 며칠 찬바람이 붑니다. 하늘이 새파랗습니다. 벚꽃 구경은 가까이에 사시는 분께서 제대로 찍은 사진이 있으니, 여기에서. ^^; http://www.iam1963.com/day_2014/13205 봄꽃들 제자리마다 피고 있습니다. 맑은 날, 햇볕 받고 기운이 납니다. 돌배나무 꽃도 피었어요. 곧 벌들이 더 몰려올 겁니다. 산에는 머구나물, 머위나물이 올라옵니다. 봄이네가 먹는 첫 봄나물일 때가 많아요. 올해도 머구나물로 한 해 봄이 시작입니다. 산에 가는 길에는 강아지도 갑니다. 봄이네 외갓집에서 사는 강아지입니다. 산에 갈 짐을 챙기기 시작하면, 저도 좋아서 얼른 끈 풀어달라고 보챕니다. "나물하러 다음에 언제 갈 거야?" "글쎄, 낼 모레?" "그럼 나도 같이 갈래."..
밭 갈고, 씨 뿌리고 그러는 때입니다. 개똥이네 집에 소형 관리기와 씨앗 파종기에 대해서 글을 썼어요. 제가 쓰는 작은 관리기는 보통의 농사꾼들은 잘 쓰지 않습니다. 너무 작거든요. 흔히 농부들이 관리기로 쓰는 것은 6마력이 넘는 것이고, 혼자서 들 수는 없는 덩치이지요. 아세아, 국제, 대동 같은 메이커가 있고, 트럭이나 경운기가 있어야 싣고 다닐 수 있습니다. 봄이네는 식구 먹을 것 위주로 농사를 짓고 있으니, 밭을 조각보처럼 씁니다. 그러자면, 조금씩 때 맞춰 밭을 갈아야 하고, 어떤 때는 이미 채소와 곡식이 자라는 한가운데 자투리를 갈기도 해야 합니다. 그럴 때는 번쩍 들고 다닐 수 있는 관리기가 제격이지요. 그래서 마련했어요. 봄이네가 가지고 있는 농기계로 트럭 말고 가장 비싼 것이에요. 짐차에..
이 논에서 시작된 모내기가열 번째 모내기였습니다.농약을 치지 않으니까, 그 이듬해부터 당장 풍년새우와 작은 물벌레들이 찾아왔지요.이제는 미꾸라지를 보는 것도 어렵지 않게 되었습니다.둘레로는 여전히 농약을 치는 논밭들이지만,어디서 찾아왔는지 모르겠는 목숨붙이들이,점점 더 덩치를 불리고 있지요.흔히 듣는 이야기가 예전에는 타작하고 나면 둠벙 하나 남겼다가, 미꾸라지 몰아서 잔뜩 잡아올려서는 끓여먹곤 했다는 겁니다.그게 아주 오래 된 이야기는 아니라고들 하시지요.모두 당신들이 직접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논둑을 발라 올리는 일이 끝나면.몸을 움직이는 것으로도, 일이 마무리 된 다음 그 논의 모양새가 달라지는 것을보는 것으로도,한 고비를 넘긴 느낌이 듭니다.'물 댄 논'의 그림이 다 그려지는 순간이거든요. 마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