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벚꽃이 만발입니다. 꽃이 피고 며칠 찬바람이 붑니다. 하늘이 새파랗습니다. 벚꽃 구경은 가까이에 사시는 분께서 제대로 찍은 사진이 있으니, 여기에서. ^^; http://www.iam1963.com/day_2014/13205 봄꽃들 제자리마다 피고 있습니다. 맑은 날, 햇볕 받고 기운이 납니다. 돌배나무 꽃도 피었어요. 곧 벌들이 더 몰려올 겁니다. 산에는 머구나물, 머위나물이 올라옵니다. 봄이네가 먹는 첫 봄나물일 때가 많아요. 올해도 머구나물로 한 해 봄이 시작입니다. 산에 가는 길에는 강아지도 갑니다. 봄이네 외갓집에서 사는 강아지입니다. 산에 갈 짐을 챙기기 시작하면, 저도 좋아서 얼른 끈 풀어달라고 보챕니다. "나물하러 다음에 언제 갈 거야?" "글쎄, 낼 모레?" "그럼 나도 같이 갈래."..
밭 갈고, 씨 뿌리고 그러는 때입니다. 개똥이네 집에 소형 관리기와 씨앗 파종기에 대해서 글을 썼어요. 제가 쓰는 작은 관리기는 보통의 농사꾼들은 잘 쓰지 않습니다. 너무 작거든요. 흔히 농부들이 관리기로 쓰는 것은 6마력이 넘는 것이고, 혼자서 들 수는 없는 덩치이지요. 아세아, 국제, 대동 같은 메이커가 있고, 트럭이나 경운기가 있어야 싣고 다닐 수 있습니다. 봄이네는 식구 먹을 것 위주로 농사를 짓고 있으니, 밭을 조각보처럼 씁니다. 그러자면, 조금씩 때 맞춰 밭을 갈아야 하고, 어떤 때는 이미 채소와 곡식이 자라는 한가운데 자투리를 갈기도 해야 합니다. 그럴 때는 번쩍 들고 다닐 수 있는 관리기가 제격이지요. 그래서 마련했어요. 봄이네가 가지고 있는 농기계로 트럭 말고 가장 비싼 것이에요. 짐차에..
이 책은 이제 막 에너지 전환을 위한 걸음마를 떼고 있는 우리에게 의미 있는 등대가 될 것이다.윤순진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이사장,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장, 서울대 교수 상추쌈출판사를 꾸려가는 두 사람은, 2008년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으로 삶터를 옮긴 뒤, 세 아이를 낳고 기르며, 다섯 식구 먹고 몇 집 더 나눌 수 있을 만치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그런 틈틈이 한 권 한 권 책 꼴을 가다듬어 왔습니다. 느릿한 걸음으로 한 발짝씩, 이제 여덟 번째 책입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 며칠 뒤, 한 부고 기사를 접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어 온, 예순네 살 농민의 죽음. 평생을 바쳐 온 밭에서 기르던 양배추가 출하 금지된 날이었고, 따로 남긴 유서는 없었습니다. 언제 ..
집에 새로 구들을 놓았다.새 구들에서 두 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다.마루에 아궁이가 있다.오랫만에 찾아온 이가 마루에 아궁이 있는 것을 보고'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아주 오래 전에,그러니까 움집 같은 것에서 불 하나 피우고 살 때에,그 때 불이라는 건, 그것 하나로먹을 것을 익히고,주위를 밝히고,집을 따뜻하게 데워서목숨을 잇게 하는 것이었다고.그리고 또 하나 아주 중요한 게 있었는데,둘러 앉아서 불을 그저 바라보는 것.불을 보면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고 했다. 이것들이 지금은 부엌에 까스불이 되고,집 안 조명이 되고,또 방바닥 보일러가 되었는데.마지막 것,멍하니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듣는 것은텔레비전이 대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삼 칸 집.방이 두 칸. 부엌 한 칸.방 하나는 보일러.하나는 구..
검정콩, 서리태. 검은콩. 가을 갈무리로 가장 마지막 즈음에검정콩을 합니다.작년부터 검정콩을 볶아서조금씩 나눠 담아 보내드렸어요.봄이네도 그렇게 해서 간식거리로 먹었고요.올해는 생콩은 조금만 남기고다 볶아서 담아 두기로 했습니다.콩 볶기는 구례에서. 오래된 그릇.할아버지는가지고 간 검정콩을 적당히 작은 그릇에 나누어 담습니다.바람이 차가운 날이었고,볕이 좋은 그런 겨울날이었어요. 금세 콩 볶는 냄새가 퍼져 나옵니다. 한해 내내 두고 먹을 검정콩 볶음.밭에서 잘 자랐던 것을말리고 털고 가려서,볶기에 좋았던 곳.돼지감자(뚱딴지)도 그렇게 해서차로 만들어 두었습니다.할배, 내년에도 우리 것 볶아 주시기를.